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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중국대륙을 새 내수시장으로"… 박 대통령, 퀀텀점프 의지 내비쳐

■ 한중 정상 "FTA 연내 타결"<br>北문제에 대부분 시간 할애 6자회담 재개 가능성 높여

시 주석 "북핵 확실히 반대 中방식으로 설득하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연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역설한 것은 13억 인구의 중국을 새로운 내수시장으로 삼아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핵 확산 방지'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북한 핵 불인정, 북한 비핵화 등에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북한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얻게 됐다.

◇한중 FTA 연내 타결 목표=현재 한국과 중국은 민감품목 선정과 관세인하폭 등을 놓고 FTA 2차 협상을 진행 중인데 박 대통령은 세부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연내에는 최종 타결에 이를 것을 시 주석에게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FTA를 조속히 체결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함에 따라 연내 타결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를 서두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 중국과는 FTA 체결을 통해 경제영토를 확장한다는 교역 그랜드플랜을 가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경제비전인 '474 비전(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아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은 25일 열릴 예정인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가진 것은 중국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하는 미일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가질 수도 있는 거리감과 거부감을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6자회담 재개에 의견 접근=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은 북한을 움직이는 키(key)는 역시 중국이 쥐고 있는 만큼 중국을 지렛대 삼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에 대한 이견이 상당히 좁혀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미일은 "회담을 위한 회담은 불필요하다"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전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반대로 중국은 6자회담 자체의 재개에 무게를 두면서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한발짝 다가섰다.

박 대통령은 "그간 6자회담 수석대표 간의 북핵 해결 논의에 진전이 많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6자회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기존 입장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이에 시 주석도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하며 중북 양국 간에는 핵 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으나 현재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언급한 '중국 측 방식'과 관련해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을 약속하면서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국 국빈 방문과 9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회동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APEC 당시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의 숙소를 찾아왔지만 이번에는 호혜적 측면에서 박 대통령이 헤이그에서 차로 30~40분 거리인 암스테르담에 있는 시 주석의 숙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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