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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의 굴욕 … 빌 그로스 수익률 19년만에 최악

양적완화 축소 여파 1.9% 손실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 핌코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9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로스가 직접 운용하는 토털리턴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92%로 채권시장 최악의 해로 평가 받는 지난 1994년 이래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자산이 2,440억달러(257조4,200억원)에 달하는 토털리턴펀드는 최근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뮤추얼펀드였다.

이 펀드는 미국 국채와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브라질 채권 등을 주요 투자 자산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미 채권시장은 그해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사하고 12월 테이퍼링을 전격 실시하는 등의 영향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채권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로스도 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 같은 부진한 성적 탓에 토털리턴펀드에서는 지난해 한 해에만 411억달러(43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미국 소형주에 투자했던 뮤추얼펀드들은 지난해 30%에 가까운 오름세를 보였던 미 증시의 덕을 톡톡히 봤다. 투자분석 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100억달러 이상 펀드 가운데 49%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한 '뉴 호라이즌스 펀드' 등 소형주 투자 펀드가 수익률 상위를 휩쓸었다.

댄 컬로튼 모닝스타 펀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채권보다 좋았고 미국 주식이 다른 해외 주식보다 좋았으며 그 가운데 미국 소형주가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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