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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뮤지컬로 옮긴 '마이 스케어리 걸'

조연들 연기 깔끔… 스토리 전개는 미흡


공연이 끝나면 앙상블ㆍ조연ㆍ주연의 순서로 배우들이 입장한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으며 주연 배우가 인사를 하면 커튼콜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5일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디벨롭(develop) 공연’ 형식으로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의 피날레는 독특했다. 주연들이 무대에 오른 뒤 조연배우 두 명이 입장했다. 박수와 환호성은 다분히 조연배우들을 향했다. 유명 배우가 조연을 맡아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마이 스케어리 걸’은 박용우ㆍ최강희가 주연한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 제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 1위에 선정돼 대구에서 실험적으로 소개됐다. ‘디벨롭 공연’이란 완성된 공연을 정식 개막하기 전에 실험적 형태로 우선 선보이는 작업을 말한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에는 ‘냉장고 귀신’이라는 조연이 등장한다. 자신의 연인을 매번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잃는 여주인공 미나.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사고로 죽은 이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김치 냉장고 안에 밀어 넣는다. 냉장고 속 시체들인 냉장고 귀신의 역할은 입체적이다. 운명적인 사랑에 이끌리는 두 주인공 미나와 대우의 만남에 있어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하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무대 위 소품 옮기기 등 스태프의 역할도 하며 입으로 현관 벨소리를 내는 등 음향도 일부 담당한다. 냉장고 귀신 1역의 조휘와 귀신 2역의 윤석원은 공연 내내 돋보였다. 미국 뉴욕대에서 오페라를 전공한 작곡가 윌 애런슨의 음악도 깔끔했다. 주제곡 ‘마이 스케어리 걸’은 멜로디 라인이 뚜렷해 귓가에 남는다. 주연배우 김재범(대우), 전혜선(미나), 김진희(장미) 역시 큰 실수 없이 극을 제대로 소화했다. 하지만 스토리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띈다. 원작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장면의 급전환이 이뤄지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정식 개막은 내년 초 서울에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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