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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침체의 그늘이 갈수록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꺾일 줄 모르던 서울 강남의 집값이 지난 5월 정부의 ‘버블세븐’ 경고 이후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 새로 나온 아파트는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여가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의 경우 최근 들어 급매물조차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집값 급락이 자산 디플레이션을 야기하고 건설경기 침체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세는 0.07% 떨어지면서 10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락 폭도 전주(0.02%)보다 커졌다. 다만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값은 일부 강북개발 등의 호재가 이어지면서 0.02% 올라 전주(0.03%)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집값 하락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집을 지어도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신규 분양아파트의 초기 계약률 20%를 넘는 곳이 많지 않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6만4,365가구로 늘어나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 가까운 1만2,249가구는 공사를 마친 뒤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체들은 분양 계약률을 높이기거나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업체들은 통상 분양가의 20%인 계약금을 5%까지 낮추거나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주기도 하고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해주기까지 한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얼어붙어버리자 일부 건설회사들은 분양을 연기하거나 사업을 백지화하는 등 시장의 냉기에 몸을 움츠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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