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줘도 백이 이길 것 같아."(김성룡) "어떤 식으로 살려주느냐가 문제지요."(최철한) 좌변의 흑을 말함이다. 흑59로 따내고 흑61로 들이받자 제법 탄력이 생겼다. 백62는 최강의 응수. 백68까지는 필연적인 수순이다. 최철한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5를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리고 말했다. "이것으로 흑이 목숨만은 건지게 됩니다만 이 코스는 백승이 굳어지는 길입니다." 이세돌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냥 살아가지 않고 흑69로 변화를 구했다. 흑75로 패를 따냈을 때 김성룡9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뭔가 심상치 않게 됐어. 이세돌의 흔들기가 성공한 느낌이야." 최철한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6까지를 생중계 사이트에 올려놓고 다음과 같은 캡션을 붙였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백의 역전승 무드입니다. A와 B가 맞보기거든요." 이때 박영훈의 아주 특별한 착점이 나왔다. 실전보의 백76이 그것이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박자 빠르게 감탄사를 토해내는 김성룡이 큰 소리로 말했다. "과연! 과연 박영훈이다. 이 수가 승착이 될 것 같은 예감이 팍 드는걸." 패를 피하려 하다가는 역전을 허용하기 쉽다. 박영훈은 패를 각오하고 백76으로 역끝내기를 한 것이었다. 이 수가 놓이고 나면 하변의 흑을 잡자고 하는 팻감이 여러 개 생긴다. (72…59의 위. 7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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