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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21일] 여의도의 '카더라' 통신

A증권사의 K사장은 최근 "관료 출신 사장들은 산을 특히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정보지에 등장할 뻔 했습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기자가 K사장에게 "B,C증권사 사장들처럼 직원들과 산행을 갈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그는 "우리도 비공식적으로 한 번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B,C 증권회사 사장은 관료 출신인데 나까지 산에 다녀왔다는 게 알려지면 증권가 정보지에 '관료 출신 사장들은 산행을 좋아해'라는 내용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스갯소리에 불과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 정보지의 인기는 대단하다. 정치인들의 드러나지 않은 갈등부터 시작해 대기업 그룹 회장의 사생활, 연예인들의 비화까지 그야말로 '성역'이 없다. 정보지와 함께 메신저도 미확인 정보를 생산ㆍ유통하는 또 다른 통로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의 진원지인 셈이다. 메신저는 정보지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정보지와는 달리 장중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에는 "코스닥 S반도체의 주가하락 배경은 M 운용회사 주식운용본부장의 사직서 제출로 운용 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가 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M 운용회사 주식운용본부장의 사임은 거짓말이다. S반도체의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메시지가 나돌아다녔다. 이런 메시지를 그저 '미확인'정보로만 받아들이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혹시'하는 생각에 이런 미확인 정보를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주에는 특정 기업의 원전수주 금액이 지나치게 '뻥튀기'된 내용의 메시지가 돌자 '사자 주문'이 쏟아지며 상한가까지 상승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나자 이내 제자리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확인 정보는 말 그대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다. 사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미확인 정보에 의존하면 그만큼 손해볼 확률도 높아진다. 이런 정보를 접하면 그저 만화책을 봤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게 현명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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