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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대통령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와 관련, "한미 간 합의된 FTA의 본 협정 내용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며 "언론에서 재협상으로 보도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 "한미 FTA 재협상을 실제로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임 실장은 '촛불 정국'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다시 기용한 데 대해 "민 차관은 외교부에서 다자간 협상을 오래했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산물 문제를 교역협상하는 책임을 맡은 바 있어 다자외교를 담당하는 2차관으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내 감세철회 주장을 막아선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감세 옹호론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임 실장은 "이전 정부 때부터 세원이 넓어지고 세율이 인하돼야 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이미 감세는 국민에게 약속한 것인데 그 기조 자체를 움직이는 것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이 '부자 감세' 철회를 주장하자 "어차피 전체 50%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안 내지 않느냐"며 "감세정책을 실시하면 세금을 내는 사람이 혜택을 보는 게 당연한데 이를 부자 감세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가 '부자 감세 철회' 움직임이 나온 여당 측에 전화를 걸어 무마시킨 데 따른 비판에 대해 "감세정책을 입안하고 주도해온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이고 경제특보 입장에서 의사표시를 한 것일 뿐"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이 "부자 감세를 하겠다는 것이냐, 안 하겠다는 것이냐"고 추궁하자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세원은 넓고 세율을 낮아져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가 전체 경쟁력을 본다면 세금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면서 "감세를 통해 정부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시장 역할을 늘여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법인세 인하가 기업 투자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느냐는 논란에는 "법인세 인하로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긍정했다. 다만 당ㆍ정ㆍ청 간 조율이 안 돼 갈팡질팡한다는 지적은 이들도 수긍했다. 임 실장은 "국민이 보기에 당ㆍ정ㆍ청 간 중요 정책이 조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우리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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