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성과가 내수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지자 세계 공장의 축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들 국가들은 값싼 노동력과 함께 탄탄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글로벌 투자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성과가 우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 펀드평가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아세안펀드들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9.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0.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브라질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1년 동안 16.88%의 손실을 기록했고 러시아(-6.90%)와 인도(-3.88%) 주식형펀드도 마이너스(-) 성과를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이끄는 축이 브릭스(BRICs)에서 아세안(ASEAN)으로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별 펀드별로는'KB아세안 자(주식)A'가 최근 1년 동안 27.19%의 수익을 거둬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 1(주식)종류A가 26.85%, 삼성아세안자 2[주식](A)가 26.71%로 뒤를 잇고 있다.
아세안펀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지역의 각 국가에 분산 투자한다. 'KB아세안 자(주식)A'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전체 자산의 24.3%를 투자하고 있고 태국(21.52%)과 말레이시아(20.0%), 싱가폴(18.6%)에도 비슷한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 1(주식)종류A의 경우 전체 자산의 40.3%를 싱가포르에 투자하고 있고 말레이시아(20.30%)와 인도네시아(19.27%), 태국(11.76%)에도 분산투자 한다.
수익률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환매세도 멈췄다. 지난해 12월 304억원의 환매가 이루어진 것을 포함해 1년 동안 아세안펀드로부터 총 1,29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150억원의 유입 우세를 보였고 2월에도 97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등 아세안펀드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아세안지역의 투자 매력은 우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시아지역이 글로벌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높다. 특히 이들 지역의 경우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커 글로벌 경기 부침의 영향이 덜 하다는 특징이 있다.
4억3,000만명에 달하는 탄탄한 내수 시장을 가진 점 역시 아세안지역의 안정적 경제성장에 힘을 싣는다. 지난 2004년 5,000만명을 밑돌던 중산층 인구가 2009년 1억3,000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2014년 아세안지역의 중산층 인구는 3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내수 시장의 성장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2007년 7,000억달러에 불과했던 아세안지역의 내수 규모는 2011년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높은 출산율과 낮은 평균 연령으로 노동력이 풍부하고 천연자원 매장량도 많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또 내수시장이 탄탄한 만큼 글로벌 경기 충격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아세안 시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인호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사업부장은 "아세안지역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회 수출도 확대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온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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