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의무경찰 선발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입영 대상자들의 선호가 의경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개선해 병역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시험 절차도 간소화해 응시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적성검사→신체·체력검사→면접→범죄경력 조회→최종 선발의 절차로 진행되는 현행 선발 방식에서 면접 단계를 없애고 추첨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즉 적성검사, 신체·체력검사를 통과하고 범죄경력 조회에서도 문제가 없으면 공개추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겠다는 것이 이번 개선 방안의 뼈대다. 추첨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무작위 방식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또 선발의 첫 관문인 적성검사의 방식도 바뀐다. 현재 적성검사는 국어 어법과 상식, 수열추리와 도형추리 등 지식을 묻는 능력검사 56문항과 대인관계 등을 파악하는 인성검사 266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개선안에는 이 같은 능력검사를 없앨 방침이다. 대신 인성검사를 강화해 단체생활에 적합한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뽑도록 했다.
이같이 경찰이 의경 선발제도를 대폭 수정하게 된 것은 국가 전체 병역체계에서 입영 대상자들 사이에 나타나는 의경 쏠림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의경 선발 경쟁률은 15대1을 기록했으며 8월에는 20.1대1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쟁률이 높아 한 번 떨어지면 삼수, 사수까지 하는 이도 생겨나 일부에서는 '의경고시'라 일컬을 정도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추점제를 도입하게 되면 의경도 경쟁률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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