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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 'K9'이 2014년형 모델이 새롭게 나왔다. 연식변경 모델이지만 변화 폭이 크다.
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프런트그릴에 변화를 줬고 사양을 덜어내고 가격을 낮춘 신규 트림을 추가했다. 올 하반기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 이 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 지 알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K9는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K9 2014 3.8 GDI의 기본형인 '노블레스'를 시승하기 위해 주차장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프런트 그릴은 격자 무니로 바뀌었고 크기가 커졌다. 기자에게는 다소 낯설었지만 기아차 측은 "고급스러움과 세련미를 강조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에는 헤드램프 내에 있었던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보조등이 안개등 상단으로 위치를 바꿨다.
차에 타면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것이 깔끔한 버튼 체계다. 고급 세단이기 때문에 편의 기능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센터페시아 주변에 버튼이 별로 없다. 오디오, 공조 등을 컨트롤하는 버튼들이 깔끔하게 딱 정리한 간결한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대형 화면과 계기판 등을 포함, K9은 국내에서 가장 앞선 자동차 실내 디자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시동을 걸어보면 정숙성은 만점이다. 공회전 시의 소음도 거의 없다. 그러나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나는 배기음은 어느 정도 살렸다. 하체를 통해 전해오는 낮은 톤의 배기음은 차가 얼만큼의 힘을 내고 있는 지를 직관으로 알게 한다.
K9은 엑셀레이터에 발만 살짝 대도 차가 펑펑 튀어나가는 세팅이다. 기존 현대·기아차가 추구했던 스타일 그대로다. 승차감은 스포티함보다는 안락함에 초점을 두고 설계됐다. 묵직함과 단단함을 추구한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와는 정반대인데 그동안 나온 현대·기아차의 대형 및 대형차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K9 쪽을 타는 게 한결 편할 것이다. 이런 운전자들 중에서는 신형 제네시스를 '한박자 늦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K9 시승차에 적용된 3.8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는 성능은 1세대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거쳐 이미 검증이 된 됐다. 초반 가속력도 좋고 고속에서 차를 힘있게 밀어주는 맛도 훌륭하다. K9 역시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가는 추진력, 고속에서의 편안함 모두 만족스럽다.
다만 코너를 힘있게 탈출할 때는 차량 뒷쪽 트렁크 부분이 다소 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이는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서스펜션 세팅을 무르게 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급출발과 급제동시에도 차가 출렁거린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시승기도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원래 이같은 세팅은 편안한 승차감을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운전자를 바꿔 뒷자리에 앉아봤다. 차내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 모든 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안락하다. 의자를 젖히면 거의 눕다시피 할 수도 있다. 뒷자리 편의성은 현대차 '에쿠스'와 동급이다.
단점은 공인연비(9.3㎞/ℓ)에 비해 실연비가 너무 안 나온다는 점이다. 기자가 3일간 시승한 결과 실연비가 5~6㎞/ℓ대에 머물렀다. 이 차 운전자들은 주유소에 꽤 자주 가야할 듯하다.가격은 3.3 모델의 경우4,990만~5,590만원, 3.8모델은 6,260만~7,8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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