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900만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수치로 정부가 4ㆍ1부동산종합대책 등 각종 세제와 금융규제 완화에 나섰음에도 적극적인 매수세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동산114는 서울시내 아파트 3,308개 단지, 127만6,294가구를 대상으로 3.3㎡당 전세가격을 분석한 결과 26일 현재 평균 전셋값이 900만1,900원에 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1년 7월 800만원선을 넘은 후 불과 2년 만에 900만원을 돌파했다. 공급면적 109㎡(32평형)짜리 아파트를 재계약할 경우 2년 전보다 3,200만원을 더 올려줘야 하는 셈이다 .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세가격은 2007년 1월 600만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10년 2월에는 700만원대를 돌파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업무지역과 명문학군이 밀집해 전통적인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강남3구의 전셋값이 가장 높았다.
강남구가 1,363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초(1,320만원), 송파(1,124만원), 용산(1,052만원), 광진(1,014만원) 등도 1,000만원 이상의 전셋값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치솟은 곳은 강북구다. 3.3㎡당 평균 654만원으로 올 1월의 600만원에 비해 무려 9.0%나 상승했다. 이어 성동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7.3%(평균 967만원), 서대문구가 6.3%(759만원) 등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전셋값이 가장 급등한 곳은 성동구로 나타났다. 성동구는 2010년 초 668만원에서 올해 7월 현재 967만원으로 3년7개월간 무려 44.7%나 올랐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전세 재계약에 나서는 수요가 많고 왕십리뉴타운 등 각종 개발사업이 잇따라 진행돼 이주수요가 대거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마포구와 동작구도 각각 38.7%, 38.0% 상승하며 연평균 10%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영등포구도 3년 동안 33.6% 상승했다.
전셋값이 가장 싼 곳은 도봉구와 금천구로 각각 602만원이었으며 강북(655만원), 노원(660만원), 중랑(664만원), 은평(690만원) 등이 낮은 편에 속했다. 올해 들어 도봉구와 금천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3.4%, 4.5%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정책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 적극적인 매수세를 유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취득세 영구인하 등의 화두를 시장에 제시한 만큼 이를 실행시킬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4ㆍ1부동산대책이 나온 후에도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상한제 등 국회를 통과해야 할 법안 등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남아 있어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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