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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술 무서운 속도 근접…진출전략 원점서 재점검
입력2004-08-23 17:36:17
수정
2004.08.23 17:36:17
■기업 중국진출 향후 방향은
중국 특수(特需)를 노린 한국기업들의 중국행(行)은 여전히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99년 12억8,000만달러(신고기준)에 불과하던 대중국 투자는 지난해 44억9,000만달러로 4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35억1,500만달러를 투자해 그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건당 투자액도 더욱 커지고 있다. 2002년 하루 평균 11건에 745만달러를 투자하던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투자는 지난해에는 1,230만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투자건수는 13건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가 대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규모증가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몰리고 있고, 중국이 미국, 홍콩 등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제1의 투자국으로 급부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올리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투자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허공으로 날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장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중국투자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기업들과의 기술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생산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집적화해 국내기업들은 중국기업의 기술추격에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중소기업뿐 아니다. 대기업들도 이런 상태로 가다간 앞으로 2~3년내에 중국에 따라 잡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가격파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종일 KOTRA 베이징무역관장은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 업종의 경우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특혜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우리 기업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외자기업에 대한 특혜축소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에다 성장방식을 바꾸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더해지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긴축정책이 단순히 성장속도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방식을 바꾸게 되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방침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돈만 가져오면 무조건 받아주던 ‘무작정 투자유치’에서 기술력을 앞세운 ‘선별 투자’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천국이라고 했던 칭다오(靑島) 시정부의 향후 투자유치계획에서도 잘 엿볼 수 있다. “칭다오의 새로운 발전전략은 가전,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의 중화학 공업을 중점 육성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노동집약 산업에 공장용지를 많이 제공하지 않겠다”는 위총 칭다오 부시장의 말은 중소기업보다는 기술력을 가진 대기업 위주로 외자유치를 하고, 성장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국 진출전략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기술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개발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난 90년 칭다오에 진출한 다사인조악세사리 윤영근 총경리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중국기업과의 원가경쟁력면에서 최소 15~20%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순한 경쟁력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며 “기술력없이 과거 생산방식을 답습하면 줄줄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철환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사무소장도 “인건비와 거대한 중국내수시장을 겨냥해 경영자의 단순한 감으로 중국 투자를 결정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변화에 대응한 진출전략을 다시 강구하는 한편 중국 의존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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