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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아일랜드 후폭풍 폭발적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의 방대한 내부 문서가 누출되면서 후폭풍이 메가톤급으로 확대되고 있다.

5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BVI 재산 은닉자 명단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3기 정권의 실세로 불려온 이고리 슈발로프(46) 제1부총리의 부인이 포함됐다.

슈발로프 부총리의 부인 올가 슈발로바는 BVI에 등록된 회사들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발로프는 러시아 정부 내에서 가장 부유한 각료 가운데 한 사람으로 비리의혹에 휩싸여왔다. 2011년 12월 미국 증권주식위원회는 슈발로프가 미국에서 3억1,900만 달러의 자산을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축재 활동과 뇌물 수수 의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슈발포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3기 정권에 치명타를 입힐 전망이다.

특히 폭로명단에 러시아 고위층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자칫 BVI 관리책임이 있는 영국과 외교갈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 조지아 총리도 새로 거명됐다. 보유 재산이 50억 달러(약 5조6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바니슈빌리 총리는 2006년 BVI에 설립돼 현재까지 운영 중인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탁신 전 태국 총리와 2008년 이혼한 포자만 나폼베지라,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 미르잔 빈 마하티르의 이름도 드러났다.

베네수엘라에서 콜롬비아 국경 지역의 수비를 담당하던 호세 엘리세르 핀토 구티에레스 장군, 미얀마 옛 독재자 네 윈의 사위 야예 자우 윈의 이름도 올랐다.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우크라이나의 기업인들 이름도 BVI 문서에 포함됐다.

필리핀에서는 옛 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의 맏딸이 BVI 문건에 거론됨에 따라 정부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마리아 이멜다 마르코스 마노톡은 아버지의 정치 기반인 필리핀 일로코스 노르테주(州)에서 2010년 주지사에 당선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구이자 지난해 올랑드 대선캠프의 공동 재무담당자였던 장 오기에도 ICIJ에서 제시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법에 어긋나는 부분은 당국에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몽골에서는 전직 재무장관 출신의 국회 부의장 바야르척트 상가자브가 이 일에 연루되면서 정계 은퇴까지 시사했다.

한편 유럽 은행업계는 BVI 폭로 문서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고 있다. 스위스의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자회사 클라리덴,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BVI를 통해 서류상 기업을 만드는 과정을 도왔음이 BVI 문서에 적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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