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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진중권·정재승이 들춰낸 인간의 욕망

■크로스 season2(진중권ㆍ정재승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미학자 진중권과 과학자 정재승이 서로의 생각을 섞어 쓰는 방식으로 '크로스'를 출간 한지 3년. 그 속편을 들고 독자들 앞에 돌아왔다.

시대를 읽는 키워드를 선정해 인문학과 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시각으로 읽어낸 '크로스'는 기존의 교양서와는 다른 시도로 독자들을 열광케 했고, 이번에는 더욱 색다른 주제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season 1'에서 상상력을 화두로 우리를 조종하는 작은 일상들에 주목했다면, 'season2'에서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본질 만큼은 숨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다.

단돈 1,000원으로 대박을 꿈 꾸고, 서바이벌 음악경연대회 가수의 탈락 속에 흥분을 느끼며, 육식을 통해 끊임없이 남의 살을 갈망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쫓아 UFO를 믿는 사람들.

'season1'의 주제가 '21세기를 지배할 마이크로 키워드'였다면 이번 'season2'는 '22세기에도 살아남을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시대가 바뀌고 형태는 진화해도 그 안의 변하지 않는 본질에 주목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낙서와 종말론이다. 5,000년 전 동굴 낙서에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끄적임은 지치지 않고 이어져 21세기에는 낙서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그래피티 아트라는 하나의 영역을 만들어 낸다(낙서 편). 또 종말에 대한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은 '요한계시록'과 마야달력의 예언에서부터 2000년 Y2K대재앙과 대형 교회 목사의 하나님 심판 발언까지 끊임없이 내용을 바꿔가며 사람들을 따라다닌다(종말론 편). 이 모두가 수천 년이 지나도 인간들의 관심사에서 떠나지를 못하며 형태를 달리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왜 그 것들이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드는지, 그것을 통해 우리들은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지 저자들은 갖가지 현상 속에 숨겨진 은밀한 인간의 욕망을 들춰내고 있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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