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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대참사] 진입로 6개로 늘리고 잠수로봇 투입… 24시간 '희망의 불' 밝힌다

■ 필사의 수색

민간 잠수사 어선 4척도 구조작업 가세

26일까지 물살 느린 소조기… 수색 탄력

생존자는 어디에…, 21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사고현장에서 해양경찰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진도=이호재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엿새째를 맞은 21일 실종된 승객들을 찾기 위한 필사의 수색작업이 이어졌다. 특히 정부는 이날 잠수부들이 선체까지 갈 수 있는 통로인 가이드라인을 10개까지 늘렸고 수색을 위해 무인잠수로봇(ROV)도 투입했다. 물살의 속도가 점점 완만해지면서 이전에는 정조시간대 위주로 펼쳐지던 구조ㆍ수색 작업도 24시간 내내 가능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어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전5시51분께 식당 진입로를 개척했으며 수색 여건이 좋아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구조팀은 동시다발적으로 3~4층 객실과 휴게실·오락실 등을 대상으로 집중 수색을 벌였고 ROV 2대와 이를 조정할 미국 기술진 2명도 구조현장에 투입했다. ROV는 카메라가 달린 원격조종 장치로 이 장비가 물속에서 촬영하면 밖에서 영상장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장비는 팔다리 역할을 할 장치는 없으므로 직접적인 구조활동은 못한다. 다만 유속이 2노트 이상으로 빠를 경우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는 게 해군 측의 설명인데 실제 이날 오후에는 조류의 영향으로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다.

해경은 세월호를 설계ㆍ건조한 일본 관계자들에게 사고수습을 위해 현지로 와달라고 말했으며 중국에는 바지선 2척과 유압기중기(크레인) 2대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이날 해상 수색에는 또 함정 213척과 항공기 35대가 동원됐고 세월호에서 유출된 갈색 기름막을 제거하기 위해 방제정 23척도 운용됐다.

이날 세월호 침몰현장에는 민간 잠수사 어선(머구리배) 4척도 현장에 도착해 작업을 도왔다. 전남 여수와 충남 보령, 부산 지역에서 온 잠수기협 소속의 전문잠수사 12명이 각각 나눠 탑승했으며 이들은 세월호 선수 부분에 정박한 바지선에서 대기하다가 수시로 바다로 뛰어들어 수중 수색을 벌였다. 머구리는 예전의 우주복과 형태가 비슷한 투구 형식의 장비를 갖춘 잠수사로 배 위에 산소공급 장치를 두고 줄을 통해 산소공급을 받기 때문에 일반 잠수사보다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닷물이 흘러가는 속도가 점차 떨어지는 점도 수색에 도움을 주고 있다. 22일은 밀물과 썰물 간 바닷물의 높이 차가 가장 줄어드는 조금 때로 가장 물살이 빠른 사리보다 40% 정도 속도가 느려지며 조금 전후인 20~26일도 유속이 느린 '소조기'에 해당한다. 지금까지는 물살이 빨랐기 때문에 하루 네 번 물 흐름이 멈추는 정조시간 위주로만 수색이 진행됐지만 지금은 24시간 수색할 수 있다.

잠수부들이 선체 진입을 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가이드라인은 20일 5개가 설치됐고 이날 1개를 추가로 더 설치해 모두 6개를 이용해 동시 진입을 노리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이날 10개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이 많아질수록 물 밖에 대기하고 있는 다수의 해군ㆍ해경ㆍ민간 잠수부가 함께 수색할 수 있다.

앞서 5개의 가이드라인이 설치되면서 이날 오전 벌어진 수색에서는 선체 내에서 3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하는 등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날 오전5시45분 세월호 꼬리 쪽 4층 격실 안에서 여학생 2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이어 오전7시 전후에도 또 다른 여학생 시신 3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오전 중에만 사망자 5명이 늘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이 고대하던 생존자 구조 소식은 여전히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날 찾은 시신 가운데 3구는 해양경찰 소속 경비정 'P-87'에 실려 오전9시께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들어왔다. 시신은 선착장에 마련된 대형 천막에서 해경 과학수사대의 확인 등 절차를 거친 뒤 300여m 떨어진 가족대기소 쪽으로 옮겨졌다. 사고 이후 엿새째에 접어들면서 시신의 상태가 훼손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해경 관계자는 가족들에게 신원미상 사망자의 소지품을 자세히 설명한 뒤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시신이 자신의 자식임을 확인한 가족들은 천막 속에서 한동안 통곡했고 여전히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주변의 다른 가족들도 다시 감정이 올라오는 듯 눈시울이 벌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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