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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9월20일] 업턴 싱클레어

[오늘의 경제소사/9월20일] 업턴 싱클레어 권홍우 편집위원 ‘오물과 쓰레기 바닥에 뒹구는 고깃덩어리. 곰팡이가 슬어 유럽에서 폐기한 소시지와 병든 돼지, 죽은 쥐를 붕산나트륨과 글리세린과 섞은 소시지….’ 스토 부인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이래 미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 미친 소설로 꼽히는 ‘정글(1906년)’의 일부다. 출간 후 소시지와 식육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독점자본 개혁을 추진하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들끓는 여론을 발판 삼아 ‘신선 식품 및 의약품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연간 1조달러 이상의 식품ㆍ의약품을 감시한다는 식품의약청(FDA)의 설립근거가 이 법에 있다. 작가 싱클레어의 당초 의도는 노동현실 고발. 제목 ‘정글’에도 노동시장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라는 암시가 담겼다. 노동자 옹호가 아니라 소비자 옹호로 책이 읽히자 그는 ‘사람들의 가슴을 겨냥했는데 위장에 맞았다’며 한숨지었다. 1878년 9월20일,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뉴욕시립대 졸업 후 작가의 길을 택한 그의 인생 전반부를 지배한 것은 문학이 아니라 정치. 사회당 또는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과 상원, 캘리포니아 주지사선거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말년에 단식건강법에 몰두한 덕인지 100세라는 천수를 누리고 1968년 사망한 뒤에도 그의 영향력을 여전하다. 대공황기에 그가 제안한 EPIC(캘리포니아 빈곤퇴치운동) 방식은 아직도 빈곤탈출을 위한 제3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좌파 작가’의 소설에서 잉태된 FDA는 요즘 권력 이상의 권력이다. 세계 농수축산물 유통도 이곳에서 좌우된다. 한국에는 비관세 무역장벽이자 상전 격이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아무리 나와도 FDA를 들이대면 그만이니까. 싱클레어가 생각한 정글은 100년 전 미국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인지도 모르겠다. 입력시간 : 2007/09/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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