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2ㆍSK텔레콤)가 지난해 초 입국했을 때 밝혔던 향후 3~5년의 목표다. 당시 2년간 우승 가뭄을 겪고 있었던 최경주는 3개월 뒤인 5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목표 달성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우승상금만 무려 19억원(171만달러)에 달했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제패는 그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 가운데 메이저 대회 우승에 가장 근접한 것이었다.
최경주가 2012년 내 목표 달성 가능성을 하와이에서 타진한다. 최경주는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ㆍ7,411야드)에서 열리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이하 현대 TOCㆍ총상금 560만달러)에 재미교포 케빈 나(29)와 함께 출격한다. 매년 PGA 투어 시즌 개막전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전년도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챔피언만 나갈 수 있어 '출전하기 가장 어려운 대회'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올해 대회에는 28명이 참가한다.
최경주로서는 개막전을 우승으로 장식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갈 수 있게 된다. 두 자리 승수에 바짝 다가선 뒤 4월 마스터스부터 필생의 꿈인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뛰어드는 것이다.
하와이와는 인연도 각별하다. 미국 PGA 투어에서 13번째 시즌을 맞는 최경주는 현대 TOC 대회에 여섯 번째로 출전한다. 2002년 한국인 첫 우승으로 난생 처음 출전한 2003년 대회(당시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어니 엘스(남아공)와 접전 끝에 공동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8년 1월 한국인의 하와이 이주 105주년 기념일에 끝난 소니오픈에서는 뜻깊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대결 구도는 크게 두 가지. 2011년 상금랭킹 선두권의 강세가 이어질지 여부와 세대 간 대결로 압축된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상금왕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상금랭킹 2~4위인 웹 심슨, 닉 와트니(이상 미국), 최경주가 주목받는다.
최경주는 40세 이상 출전자 마이클 브래들리(46), 데이비드 톰스(45), 스티브 스트리커(45ㆍ이상 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나이가 많으면서 이들 가운데 최근 성적이 가장 좋아 이래저래 우승후보로 꼽힐 만하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최근 최경주에 대해 "역도로 다져진 무릎은 여전히 힘이 넘치고 유연하며 스윙은 리드미컬하다"고 평가했다. 대신 올해는 8년여 동안 골프백을 멨던 노장 캐디 앤디 프로저(스코틀랜드) 대신 미국 데뷔 초 호흡을 맞췄던 스티브 언더우드(미국)에게 참모 역할을 맡긴다.
케빈 나는 지난해 10월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PGA 투어 진출 이후 7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한편 올해 45개의 공식 대회를 여는 PGA 투어는 페덱스컵 1,000만달러를 포함해 약 3억2,000만달러(한화 3,700억원)에 이르는 '상금 잔치'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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