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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결함 보상해주면서…" 두 얼굴의 도요타에 분통

■ 프리우스 구매고객 집단 소송<br>겨울 지나면 떨림현상 없어져 무상수리 거부 버티기 일관<br>"첨단 하이브리드기술차 맞나" 가격·서비스도 불만 쏟아져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수입 판매하고 있는 '프리우스'를 올해 구매한 회사원 김모(39)씨는 최근 주말 가족 나들이를 위해 시동 버튼을 누르자마자 일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엔진이 터질듯한 굉음을 내면서 차체가 심하게 떨렸기 때문이다.

그는 "깜짝 놀라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이 같은 현상을 겪은 프리우스 차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차가 도요타의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을 상징하는 차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더 분통이 터지는 일은 한국토요타가 프리우스의 '경운기 현상'에 대해 미국에서는 보상을 해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프리우스의 100여명 차주들은 '경운기 현상'에 대한 소송, 항의시위 등 집단 행동을 개시하기로 결정, 서비스에 대한 한국토요타 및 딜러사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차주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경운기 현상은 심각한 결함이다. 실제로 이 현상을 경험한 차주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 자료를 보면 엔진 굉음과 진동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와 외부에 있는 사람까지 공포를 느끼게 하는 수준이다. 겨울철 시동 직후 엔진이 터질듯한 소리와 굉음을 내며 차가 마구 떨리는 현상이 5~15분간 지속된다.

국내의 한 프리우스 차주는 "프리우스 오너들의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0명 중 60명이 이런 현상을 경험했고 경험자 대부분이 반복적으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 차주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미국은 보증수리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한국토요타는 결함을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도요타 미국법인의 서비스 지침 자료에 따르면 이 결함은 섭씨 4.5도 이하에 장시간 주차해놓은 차에서 발생한다. 해당 차량은 일본 쓰쓰미 공장과 도요타의 조립 협력사인 '도요타 오토 보디'에서 생산한 2010~2011년형 차 전체다. 한국에 수입된 프리우스는 전량 쓰쓰미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다.



아울러 이 지침은 "마운트에 엔진을 고정시키는 14개의 볼트와 클립들을 교체해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5년 또는 주행거리 6만마일인 파워트레인 보증 기준에 따라 무상수리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한 프리우스 차주는 "겨울 내내 수많은 고객들이 항의했지만 한국토요타는 귀를 닫았다"면서 "처음에는 한국토요타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도요타 차원에서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프리우스 고객은 한국토요타의 무상수리 거부에는 '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9년부터 국내 시판된 2010년형 프리우스는 3년ㆍ6만㎞의 보증기간이 끝나가고 있고 경운기 현상은 따뜻한 봄이 되면 사라지는 것이어서 한국토요타가 '버티면 된다'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국토요타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 수입차의 가격과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의 수리비는 국산차보다 평균 6.3배, 공임은 5.3배나 높아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폭시키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도 이제 주요 자동차 수입국이 된 만큼 소비자들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때가 됐다"고 수입차 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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