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능성 맞춤신발 시스템을 갖추고 개개인의 특성과 체형에 적합한 신발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있다. 부산시 남구 문현동에 있는 주식회사 선형의 백호정(사진) 사장이 주인공. 선형은 발 형틀을 제작해 필라ㆍEXRㆍ프로스펙스ㆍ아식스 등 국내외 유명 신발 브랜드에 납품하는 업체로 신발업계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백 사장은 탄탄한 중소기업 사장보다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을 만드는 이유로 더 유명하다. 백 사장은 발이 불편한 장애인과 선ㆍ후천성 발 기형, 당뇨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기능성 신발을 제작해 호평을 받고 있다. 백 사장은 인체공학적으로 발 형틀을 만드는 시스템을 국내에서는 최초로 구축했다. 선형의 공장 한편에는 발 모양을 측정하는 3차원 풋 스캔(Foot Scan), 레이저 측정기, 걸음걸이 테스트기 등이 구축돼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이용해 신발을 제작하는 직원은 30년 이상 구두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장인 두 명이 전부다. 이들이 종일 매달려 만들어낼 수 있는 신발은 하루 1~2켤레 정도. 일반인의 주문은 받지 않고 발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선ㆍ후천적으로 발이 기형인 사람 중 정말로 맞춤형 신발이 필요한 이들만을 위한 주문생산만 한다. 이 때문에 이 공장의 맞춤신발 생산라인은 매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백 사장은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을 신념처럼 지니고 산다”며 “원래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우리 신발을 신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고 칭찬해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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