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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 새 화두 만들어낼 것"

영화 논란 관련 "작가 사회적 책임 회피 안해"

영화 '부러진 화살'을 만든 정지영 감독이 최근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작가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2007년 발생한 한 대학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만든 이 영화는 206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화제가 되고 있고 사법부와 진실공방까지 벌이면서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정 감독은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논란과 관련하여'란 제목으로 영화담당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영화가 감독의 손에서 떠나 관객과 만나는 순간 그것은 사회적 자산으로 독자적인 위치를 갖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영화에 대한 지지 혹은 성원에도 고맙지만 비판과 질책 역시 고맙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러진 화살'은 우리 사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함께 논의하고 함께 고민하는 가운데 또 다른 화두들을 만들어 내리라 생각된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정감독은 또 "이 영화는 사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와 일반 국민의 관계를 들여다본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사법부만 해당하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화 '부러진 화살'이라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터뷰하고발언한 일체의 언급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당분간은 말을 아끼고 싶어서"라며 "지금은 그쪽을 택하는 것이 이 영화를 보고 논의를 펼치는 모든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영화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이들의 세계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미디어는(심지어 신문기사마저도) 그것과 소통하는 자의 인생관 혹은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읽히게 마련이고 문화이론에서는 그것을 '굴절'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22년 전 영화 '남부군'을 발표했을 때 어떤 이는 '빨갱이를 대단한 휴머니스트들로 미화한 용공영화'로 읽고 어떤 이는 '강철같은 빨치산들을 나약한 감상주의자로 묘사한 반공영화'로 읽어내던 일이 기억난다"며 최근의 논란을 빗댔다. 정감독은 "영화가 사회적 성찰의 계기가 된다면 감독으로서는 큰 보람"이라며 "제 영화를 떠나서 더 크고 중요한 문제에 대한 더 뜨거운 토론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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