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의 70개 도시 가운데 49곳에서 분양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6월에는 주택 가격이 오른 도시가 25개에 불과했다.
전월과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한 도시는 11곳으로 6월(24곳)보다 줄었으며 가격이 내려간 도시 수는 9곳에 그쳐 역시 전월(21곳)에 비해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수년간 진전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주택 추가 구입 제한, 최소 계약금 인상, 특정 지역 내 거래에 대한 세금부과 등 부동산 억제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가파르게 꺾이면서 정부가 최근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고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낮추는 등 대출을 장려하며 부양에 나서자 다시 부동산 투기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 부동산 컨설팅사인 EC해리스의 중국 지역 책임자 마크 버든은 "지난 수개월 동안 주택 가격이 오른 도시가 늘어나는 등 중국 주택 시장의 침체가 끝날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돼 부동산 경기가 다시 과열단계로 돌입할 경우 중국 당국이 다시금 투기억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콩 소재 미즈호증권의 셴 지안광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새로운 규제 조치를 내놓을 수 있겠지만 자산 가격의 거품과 경제성장세 둔화라는 상반되는 현상 속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만큼 강도는 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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