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10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출구전략의 청사진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FRB가 올 하반기부터 보유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돌출발언이 FRB 내부에서 나왔다.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는 마당에 나온 출구전략 시기 발언은 뉴욕증시의 낙폭을 키우는 등 시장혼란을 가중시켰다. 시장은 일단 FRB의 출구전략이 점차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 준비은행 총재는 8일 "FRB가 금융위기 수습과정에서 사들인 보유 국ㆍ공채를 올 하반기부터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구전략의 시기와 방법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중인 FRB 내부에서 긴축을 촉구하거나 반대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견해는 나왔으나 이처럼 출구전략의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개인적 전망이었나 중도파로 분류되는 블라드 총재가 올해부터 FRB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RB) 의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언의 무게가 실렸다. 블라드 총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이 진전된다면 FRB는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일부 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및 물가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겠지만 FRB의 보유 자산 매각은 출구전략의 본격 가동을 의미하고 있다. FRB는 리먼 붕괴 쇼크를 저지하기 위해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까지 내린 이후 통화 정책수단이 고갈되자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 미 재무부채권(TB)과 모기지유동화증권(MBS), 국책모기지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맥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FRB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정책성명서를 통해 국공채 매입 프로그램을 오는 3월 예정대로 종료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자산매각이 출구전략의 1번타자로 출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드워처(FRB)분석가들은 FRB의 출구전략과 관련,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낳는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지급준비금 이자 인상 ▦기간물 예치창구제 (지급준비금의 1년 이하 예금 전환) ▦역 레포 방식의 자산매각 등이 동원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FRB가 기준금리를 먼저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자산매각 등 유동성 흡수프로그램을 먼저 가동할지를 시사한 적은 없지만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은 최후 수순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MBS를 비롯한 자산매각은 모기지 금리 상승 등 주택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기 때문에 출구전략 초기 단계에서는 배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냉키 의장이 하원 청문회에서 출구전략 윤곽을 설명하면서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할 핵심적 카드로 법정한도를 초과하는 지급준비금에 대해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구전략의 첫 번째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FRB는 2008년 10월부터 은행 지원차원에서 지급준비금에 대해 0.25%의 이자를 지급해왔다.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은행들은 필요 이상의 지급준비금을 예탁하면서 FRB에 쌓인 자금이 1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경기가 풀리면 은행들이 이 자금을 되찾아 가게 된다는 점. 이 경우 FRB가 부분적인 출구전략을 가동하더라도 또 다시 유동성이 풀려 기왕의 정책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FRB의 지불준비금 이자 인상은 보유자금이 한꺼번에 시중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 출구전략으로 이해되고 있다. 한편 FRB는 출구전략 예행연습의 일환으로 역레포 조작을 통한 자산매각과 기간물 예치 창구 등 2가지 프로그램을 시험 가동한 바 있다.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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