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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조현아 부사장 패러디 봇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사건이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온라인상에는 이를 패러디한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요즘 며칠간 회식자리에서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창에서도 끊임없이 '땅콩 리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같은 내용이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지인들마다 보내주는 글이나 사진이 달라 재미있게 공유하고 있다. 얼마 전 김씨의 SNS 대화창에서는 조현아 부사장의 지시로 대한항공 KE086편이 램프리턴(활주로로 이동했다가 급히 탑승교로 돌아오는 것)하면서 JFK 공항의 관제탑과 나눈 교신 내용을 패러디한 글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김씨는 "'조 여사님의 땅콩이 봉지에 들어가 있었다'라는 부분만 아니었으면 실제 교신 상황으로 착각할 뻔했다"며 "1등석과 견과류, 기분 탓으로 비행기를 회항시키는 사건 자체가 너무 강렬해서 많이들 얘기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취업 준비생 김모(28)씨는 "비행기에서 억지로 내려진 사람이 사무장이 아니라 우리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며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분노가 컸다"고 했다.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던 보직을 내려놓았지만 부사장 직위는 유지해 누리꾼 사이에서는 '대한항공 새 부사장님이십니다'라는 제목으로 조 부사장 얼굴에 점만 찍힌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과거 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점을 찍어 새로운 인물이 됐다는 설정을 패러디한 것이다.

또 조 부사장이 서비스하는 견과류를 봉지에 담았다고 지적했던 해당 견과 제품은 최근 한 구매정보 커뮤니티에서 '먹을 때의 매뉴얼은 태블릿을 통해 읽어야 함' '일등석 손님이 아닌 이상 스스로 까서 먹을 것' 등 주의사항을 붙여 풍자하기도 했다. 미디어업계 한 전문가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시대에는 한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단순 비판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최근의 땅콩 사건처럼 비판을 관련된 애니메이션·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면서 부정 여론 더욱 커지고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1일 대한항공의 램프리턴 관련 조사현황 및 조치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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