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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덩샤오핑과 과거사 진상규명
입력2004-08-26 16:44:22
수정
2004.08.26 16:44:22
심재엽(한나라당 의원)
[로터리] 덩샤오핑과 과거사 진상규명
심재엽(한나라당 의원)
심재엽(한나라당 의원)
요즘 중국은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추모 열기로 가득하다고 한다. 추모 열기의 핵심은 그가 공산주의 이념의 굴레 속에서 가난에 찌든 13억 중국인민을 살려냈고 더 나아가 경제 대국으로서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국민적 자부심을 심어줬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의 오늘은 지난 78년 중국 공산당 11기 때 덩샤오핑이 주도한 과감한 개혁ㆍ개방정책을 통해 전산업 분야에 걸쳐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를 도입함으로써 가능했다. 흑묘백묘라는 말로 표현되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정책의 핵심은 낙후된 중국인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이념과 체제의 틀을 벗어나 경제 발전을 국가적 최우선 가치로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덩샤오핑의 추모 열기에 비쳐볼 때 지금 정부와 여당이 시도하고 있는 과거사 진상규명은 덩샤오핑의 업적과 비교될 수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그 진의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도 ‘보릿고개’로 표현되는 60~70년대의 구조적 가난을 해결한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을 일궈냈다.
새마을 운동을 통해 ‘하면 된다’는 신념을 국민들에게 심어 줬고 철강ㆍ자동차ㆍ조선과 같은 중공업을 발전시킴으로써 한때 경제 강국의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경제 발전이라는 가장 필수적인 가치를 위해 반민주적인 통치 행위가 있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민들은 아직까지 박 전 대통령을 가장 훌륭했던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이룩한 업적과 그에 따라왔던 과오를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 우선되는 가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룩했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 여당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400만여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와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내수 경기는 바닥이며 많은 국민들이 IMF 때보다 더 살기 힘든 시기라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급한 경제 살리기에 모든 국가적 역량을 총 동원해야 할 시점에 추모 열기는 고사하고 많은 국민들의 생각에 반해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려는 정부 여당의 시도는 훗날 또 다른 과거사 진상규명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8-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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