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위안화절상 등으로 지난달 전년比 20% '뚝'<br>전문가들 "긴축 기조 거시정책에 변화 올수도"
중국의 6월 무역흑자가 국제유가 급등과 위안화 절상, 미국경제 침체 등의 요인으로 20%나 급감했다.
11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6월 중국의 무역 흑자 총액은 213억5,000만달러(약 21조3,67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0.6% 하락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중국의 무역흑자는 990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8%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은 6,66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1.9% 늘어났고, 수입은 5,675억7,000만달러로 30.6%나 증가했다.
중국의 무역흑자가 이처럼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은 늘어난 반면, 위안화 절상 및 미국발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바오(華寶)신탁의 시에원(聶文) 거시경제분석가는 “6월 수출증가속도가 급감한 것은 지난해의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다 해외수요의 하강이 심각했기 때문”이라며 “크게 늘어난 수입통계 수치는 석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의 대폭적인 인상이 중국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원료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고, 석유 정제업체들이 수익성이 떨어져 파산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면서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달 휘발유와 디젤유(표준품)의 출하가격을 톤당 1,000위안씩 올려 제품유 가격이 기존보다 18.2% 인상했으나, 중국의 유류품 가격이 여전히 국제유가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어 추가적인 유가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수출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상반기 누계 절상률이 6.5%에 달해 지난해 전체 절상률인 6.53%에 근접했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의
김명신 과장은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투자기업 중 수출기업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위안화 절상이 원부자재 가격인상과 더불어 투자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후퇴도 중국의 무역흑자 축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던 중국의 대미수출은 올해 1~4월 3,2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는 데 그치며 ‘대미수출 1위’의 지위를 1년 만에 캐나다에 내주었다. 특히 경공업제품의 대미수출이 큰 타격을 받아 완구ㆍ가구ㆍ신발 등의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무역흑자 감소로 인해 중국의 긴축적 거시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하증권의 줘샤오레이(左小蕾) 수석경제학자는 “무역흑자의 감소는 통화팽창 억제에 도움이 된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10차례의 지급준비율 상향과 6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었으나, 올해는 지준율 상향 이외의 별다른 긴축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은 이날 달러당 6.8397위안으로 지난 2005년 페그제(고정환율제) 폐지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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