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투자 자금보다 국내에서 나가는 해외직접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3∼2014년 FDI 유치규모는 23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유출액은 590억달러에 달했다. 한국에 투자되는 외국인 자금에 비해 해외투자를 위해 빠져나가는 국내 자본이 2.5배나 많았다는 얘기다. 투자환경이 좋았으면 국내에 머물 수 있었던 자금이 해외로 대거 유출된 것이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중요한 요소다. 나라마다 투자 관련 규제를 풀고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외국인자금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는 이유다. 싱가포르는 이미 1961년 경제개발청(EDB)을 설립해 외국인투자 인허가와 원스톱서비스를 일사불란하게 제공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투자 매력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규제 등 과도한 기업 규제는 여전하고 노사관계도 나아지지 않는데다 행정지원 시스템까지 미흡한데 누가 한국에 투자한다고 나서겠는가.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투자 관련 인허가권을 각각 가지다 보니 서로 손발이 맞지 않기 일쑤다. 정부부처 간 이해관계 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대 2억달러에 달하는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화성공장 설립 등 무산된 외국인투자 유치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투자 유치는커녕 국내 투자수요마저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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