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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4월27일] 칼 피어슨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경구다. 진리는 결정돼 있다는 뜻이다. 정말로 그럴까.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정치 여론조사에서 약품이 인체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효능 조사까지 근사값을 알아내려면 표본과 확률조사라는 수단(주사위)이 동원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확률을 따져 결론을 이끌어내는 통계기법을 개발한 주역은 칼 피어슨(Karl Pearson). 현대통계학의 지평을 연 사람이다. 1857년 법률가의 아들로 런던에서 태어난 피어슨은 케임브리지대학 킹스칼리지 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독일로 건너가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세 독일문학을 공부하고 마르크스의 글에 매료돼 이름을 Carl에서 Karl로 바꾼 것도 이 무렵이다. 귀국 후 변호사자격도 따냈지만 출발은 런던대학 수학과 교수. 기하학 강의도 맡았다. 1892년 펴낸 과학철학 서적인 ‘과학의 근본원리(The Grammer of Science)’는 수학과 기하학ㆍ통계학ㆍ물리학에서 법학과 정치학, 신학ㆍ문학ㆍ미술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과학서 중 하나로 평가 받았다. 레닌도 이 책을 인용하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여기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피어슨은 골턴 등이 주창한 우생학 학설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통계학에 정착했다. 최초의 통계학과를 런던대학에 개설하고 통계학잡지 편집장을 맡았다. 은퇴 후에도 1936년 4월27일 79세로 사망할 때까지 인종간 우열의 존재를 통계학적으로 부정하는 등 업적을 남겼다. 아들 이곤도 통계학자로 유명하다. 피어슨의 흔적은 여전하다. 사회학자ㆍ통계학자는 물론 미립자를 찾아 다니는 물리학자까지 의존하는 도구가 피어슨의 ‘분포함수’다. 피어슨에 따르면 ‘신은 주사위를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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