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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쏟아지는 장밋빛 공약… 세금고지서 잊지 말아야

6·4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심성 공약이 춤추고 있다. 예비 후보자들이 실현 가능성조차 의심스러운 지역개발 공약을 앞다퉈 내놓는가 하면 무상버스 같은 공짜 시리즈도 다시 등장했다. 4년 전 지방선거와 18대 대선에서 제기된 한물간 공약의 재탕 현상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내건 공짜 버스 공약은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버스 완전공영제를 도입해 공짜 버스를 타고 다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재원이 얼마나 들고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영남권에서는 타당성이 없다고 판명 난 동남권 신공항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호남에서는 KTX 노선과 정거장 유치를 저마다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공약이 모두 실현된다면 도무지 고속철도라고 부를 수 없는 지경이다. 강원도에서는 동서고속철도와 동서고속도로 조기 착공 카드가 또 등장했다.

여론의 주목을 끌고 이슈를 선점하려는 정책 경쟁은 선거판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는 하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나 재원조달 측면에서 아무런 방책이 없다면 무책임한 포퓰리즘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유권자를 우롱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에서 논란이 된 무상공약 시리즈의 병폐를 우리는 익히 경험한 바 있다. 중앙·지방정부 사이에 볼썽사나운 네 탓 내 탓 공방이 엊그제였다. 정작 필요한 일선 교육현장의 열악한 환경개선은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여야는 이번주부터 사실상 지방선거 체제에 들어간다. 새누리당은 공천 신청을 마무리했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우여곡절 끝에 통합 신당의 명칭을 확정했다. 공식 선거운동(5월22일~6월3일)이 다가올수록 장밋빛 공약 남발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 유권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공약의 옥석을 가리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사탕발림 공약은 언젠가는 부담해야 할 세금고지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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