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정치의 국가비전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천 의원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11주에 걸쳐 매주 금요일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천 의원은 “국가 비전을 정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정치 세력의 궁극적 목표”라고 자신의 활동 목표를 소개했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화’를 선언한 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는 “적어도 광주에서 새정연과 페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 새로운 세력을 모아야겠다는 뜻은 확고하다”고 했다. “내년 총선까지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시기까지 못을 박았다.
천 의원의 구상은 새정연의 기존 세력을 기반으로 한 개혁 성향의 호남 세력화로 보인다. 그는 “저의 임무는 야당의 맏형인 새정연이 마땅히 해야 할 자리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의당·국민모임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진보진영 재편 세력에는 “참여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천 의원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야권은 제1야당인 새정연을 중심으로 호남 신당, 진보진영 재편 그룹 등 여러 갈래로 쪼개져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파 갈등 등으로 당 내홍 수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정연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표 측 관계자는 “천 의원 세력화가 현실화되면 호남에서 새정연에 상당히 부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선 천 의원은 4일 호남권·비노 주축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 안철수 전 대표와 만나 서로의 혁신 구상을 주고받았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와는 예방 수준의 만남이었지만, 박 전 원내대표와는 심층적인 얘기를 했다”며 “‘(새정연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천 의원의 생각을 듣고, 내 의견을 전하는 식으로 의견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 전 원내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천 의원의 토론회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을 함께 주도했던 ‘20년 지기 개혁 동지’ 신기남 의원이 깜짝 참석해 눈길을끌었다. 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천 의원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개혁 주도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개혁 동지의 의리와 사고를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다”고 천 의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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