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가 1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성남 주거환경 개선사업 관련 주민 간담회’ 참석을 첫 단추로 지난 4·29 재·보선 지역들을 찾아가는 일정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우리 의원들을 당선시켜주셔서 감사하다”며 “선거 때 한 공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다시 한 번 약속을 드리고 여러분의 말씀 듣기 위해서 오늘 여기 오게 됐다”고 방문의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의 말과는 달리 이날 김 대표와 지역주민 사이의 분위기는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대표는 불만을 제기한 지역주민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성남 지역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는 기업인들의 고충을 듣다가 별안간 오픈 프라이머리와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하기도 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던 김 대표의 표정은 주민 간담회에서 첫 발언을 하기 전부터 딱딱하게 굳었다. 김 대표가 자리에 앉자마자 지역주민이 “도와주신다고 하셨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주셔야지, 처음에 척만 하고 나중에 빠져서 여러 번 배반당했다”고 쏘아붙인 탓이다. 주민의 발언을 듣던 김 대표는 “방금 이 분이 나를 비판하고 그랬는데 비판한 내용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려고 온 거다. 보자마자 이렇게 하시면 돌아가고 싶다”고 맞받았다. 김 대표에게 불평을 했던 주민은 결국 김 대표가 말을 마치자 “건방지게 굴어서 죄송하다. 표현이 강해서 마음이 상하셨다면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야 했다. 주거환경개선 공사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은행2동 주민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 새누리당이 부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의 태도도 고압적이긴 마찬가지였다. LH 관계자는 주차장 공사가 중단돼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주민에게 “공사가 중단되지 않았는데 왜 중단됐다고 하느냐”며 면박을 주고는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앞으로 공사를 빨리 진행할 테니 지난 불편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은행2동 주민의 건의가 길어져 예정보다 시간이 부족해진 탓에 ‘성남 기업대표·근로자 간담회’자리에서 김 대표는 간담회 참석자들을 소개하는 것을 건너 뛸 것을 건의했다. 시간에 쫓겼기 때문에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다양한 고충을 털어낼 수 없었다. 간담회 사회자의 “더 하실 말씀이 없냐”는 질문에 한 기업인은 “워낙 바쁘신 분인지라 붙잡고 있기가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지하철 역 건설을 제외하곤 다른 고민들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고민을 미처 다 털어놓지 못 한 기업인들과는 달리 김 대표는 기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놓았다. 김 대표는 전체 30분 가량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 10분 이상의 시간을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옹호하고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재·보선 승리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감사함을 전달하겠다는 김 대표의 감사투어는 계속될 계획이다. 김 대표는 19일엔 서울 관악을을 방문하고 20일엔 인천 서·강화을을 찾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