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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업체·업소 3,700곳 참여… 교통·숙박비 최대75% 깎아줘
카드 할인에 캐시백 혜택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일보
연령별·성별·유형별 체험 풍성
시인과 함께하는 섬진강 여행, 성지순례-재즈·국악 콘서트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가 지난봄에 이어 이번 가을에 다시 '관광주간' 행사를 갖는다. 지난봄의 관광주간이 세월호 사고 여파로 유야무야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주간이라고 해서 별것은 아니다. 조직적이고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관광지에서 할인도 되며 사회 분위기를 타고 직장 휴가도 얻을 수 있는 정도다. '관광주간'이라는 거창함이 정말 필요할까. 그러잖아도 이미 향략객이 넘치는 9월 말부터 10월 초로 기간을 정해야 했나. 결국 분위기다. 관광이 소비적이며 생산에 방해를 받는 어떤 피치 못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와 경제, 그리고 각자의 삶에 이바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킬 사회 분위기 말이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고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가족과 친구·동료들이 서로의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생산적인' 관광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수기에 관광주간을 꼭 지정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개발시대에 고착화된 비정상적이었던 휴가 관행을 정상화하는 계기 말이다. 더욱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을 관광주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가을 관광주간 즐기는 법=가을 관광주간을 즐기는 법은 간단하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관광·여행 프로그램과 코스를 찾아본다. 그리고 여행 중에 혜택 받을 할인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에도 눈독을 들여보자. 모든 정보는 관광주간 웹사이트(fall.visitkorea.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오는 25일부터 10월5일까지 진행되는 '가을 관광주간'에 전국 관광 관련 업체·업소 3,745개가 참여한다. 이들 업체는 교통비, 숙박비, 관광지 입장료 등에 대해 최대 75%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참여업체는 지난 5월 '봄 관광주간'의 1,671개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내를 대표하는 12개 기업도 대국민 할인행사에 참여했다. 할인혜택 분야는 관광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숙박·식음료비뿐만 아니라 유통·금융·영화·아웃도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교통의 경우 열차·버스 등과 함께 국내여행시 주로 이용되는 교통수단이 자동차인 점을 고려해 주유비와 렌터카 이용비를 대폭 낮췄다. 코레일은 주중에 상·하행 열차 11편(서울·용산·부산·진주·목포·여수)은 20%, 관광열차(O-Train·S-Train·E-Train) 승차권은 30% 할인한다. 금호고속은 고속버스 5일·7일권을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SK에너지는 선정된 관광지 인근 주유소 70개소에서 주유비를 2,000원 할인한다. SK렌터카 전국 30개소는 이용료를 45~75% 할인해준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노선을 5%(924편) 증편하되 시외버스 수요 증대에 대비해 예비차량을 확보했다. .
한화리조트·부산롯데호텔·부산파크하얏트·거제삼성호텔 등 전국 500여개 숙박업체도 할인행사에 동참한다. 베니키아(16개), 굿스테이(100개) 등 관광공사가 지정·운영하는 중저가 숙박시설도 숙박비를 싸게 해준다.
1,607곳의 요식업체도 음식값을 할인한다. 547개의 지역 추천 맛집, 남한산성 백숙거리,포항 과메기물회 거리, 강릉 초당두부 거리 등 음식 테마거리 음식점 160개소, 농가 맛집 등이 동참한다. 관광시설·여행상품·체험행사 할인에는 4대궁·종묘와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시설 437개가 참여한다.
쇼핑·금융 분야에서는 롯데마트·롯데시네마·엔제리너스커피·콜핑(아웃도어)·세일투나잇·호텔엔조이가 특별세일을 진행한다.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는 국내여행을 한 고객에게 할인·추가금리·캐시백 혜택을 준다.
참여기업의 한 관계자는 "관광이 곧 내수활성화로 이어지고 기업의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콘셉트는 '소통'과 '체험'=지난봄의 관광주간은 첫 행사로서 관광지 소개와 이들 관광지에서 얼마나 할인을 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에는 프로그램과 코스에 방점이 찍혔다. 나름대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관광주간에는 연령별·성별·유형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코스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20대 청춘여행, 30~40대 가족여행, 50대 동창여행 등이 그것이다. 가족과 세대별, 동료들 간의 소통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우리의 국토를 즐긴다는 취지다.
지자체·한국관광협회중앙회·지역관광협회 등이 구성한 '관광주간지역협의회'가 이들을 준비했다고 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도서·산간지역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꿈과 희망의 서울관광 프로젝트 △전북의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섬진강 여행 △강원의 물레길 페스티벌 △강원 4대 호수, 비무장지대 열차(DMZ-Train) 연계 관광 △충청도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코스를 활용한 '천주교 성지순례' 패키지 상품·코스 △태고의 신비 경남 창녕 우포늪 바로 알기 등이 있다.
특히 전남은 세월호 사고 여파를 지역관광으로 극복하기 위해 진도 코스(4개)를 집중 홍보하고 '나는 남도로 간다, 청춘 자유여행 이벤트'를 진행한다. 인천은 아시아경기대회(9월19일~10월4일)로의 방문을 확대하기 위해 연계 코스를 적극 알린다.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전국에서 여행콘서트가 165차례 진행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예술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주간의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부산 광안대교, 하동 최참판댁에서 재즈 공연이, 순천 낙안읍성에서 창작 타악 공연이 펼쳐지는 등 관광지에서 클래식·무용·재즈·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
◇관광이 곧 생산…인식을 바꿔야=아무리 많은 상품이 있다고 해도 구입하는 사람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관광과 휴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관광과 휴가라는 측면에서는 한국 사회는 개발시대를 막 지나고 있는 수준이다. 한쪽에서는 휴가와 관광의 확대를 원하는가 하면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시큰둥한 쪽도 있다. '관광주간'이 우선적으로 강제적인 측면을 가지는 이유다. 정부와 함께, 내수경기 진작을 겨냥해 전국경제인연합·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휴가 사용과 관광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일선 기업현장이다.
이번 관광주간에 '사장님 휴가 보내주세요(1~21일)'라는 특이한 이벤트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휴가를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회사 대표나 상사에게 보내는 재치 있는 사진 또는 글을 관광주간 웹사이트에 올리면 이를 선발해 휴가여행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이라고 보면 될 것 같기도 하다.
4월 세월호 사고 여파로 우리 국민의 국내관광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흥청망청 관광이 웬 말이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관광수요는 존재했다. 올 들어 6월까지 760만명이 해외관광을 다녀왔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늘어난 수치다. 우리 사회가 관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또한 국내 관광산업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때 이들을 국내로 흡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기홍 문화체육관광부 관광국장은 "국민들의 휴가 분산을 유도하고 내수경기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관광주간을 지정,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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