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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밀어주는 미국…"집단자위권 노력 환영"

헤이글 국방, 아베와 회동서 '헌법개정 움직임' 공식 지지

"2017년까지 日에 이지스함 2대 추가 배치"

미국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공개적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그동안 아베 총리의 헌법해석 변경에 대해 "일본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껴온 미국이 노골적인 지지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아베 총리의 군사력 강화 행보는 날개를 달게 됐다.

일본을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5일 아베 총리와의 회동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개정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아베 총리는 헤이글 장관에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헌법해석 개정작업에 대해 "미일동맹 강화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가기 위한 법적 기반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이에 대해 "일본의 움직임을 환영한다"고 답했다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장관급 인사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평화헌법 해석개정에 대해 공식적인 지지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이글 장관은 방일에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집단적 자위권에 관한 헌법해석 재검토를 포함해 미일동맹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최첨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병력편성의 근대화, 안보현실 변화에 따른 역할과 임무전환 등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과의 회동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안보상 긴밀한 관계를 맺는 국가가 제3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공동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권리로 일본은 현행 헌법상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침을 거듭 밝혀왔으나 일본의 재무장과 군사적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국내외의 반대여론 때문에 헌법해석 변경 작업을 밀어붙이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렇다 할 의견을 내지 않고 있던 미국이 공식적으로 일본의 등을 밀어줌으로써 아베 총리의 군사력 강화 행보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오는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의 정당성과 자위대 역할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NHK방송이 6일 보도했다. 이 회의는 태평양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각국 국방장관들이 모이는 자리로 일본에서도 해마다 방위상이 참석해왔다. 그러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하기에 앞서 지역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올해는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지금까지 말을 아껴온 미국 정부가 굳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동아시아 정세가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을 명백히 해 동맹국인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등 외교면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오바마 정권이 미일동맹 강화를 과시함으로써 아시아 영유권 분쟁지역에서 도발을 이어가는 중국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헤이글 장관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국가든 영토를 둘러싼 주장으로 타국을 위협하거나 강요하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 정부의 방침은 아베 정권의 군사강국화 전략에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우경화와 맞물린 일본의 재무장 행보로 가뜩이나 불안해진 동아시아 정세를 한층 악화시킬 수 있다. 일단 아베 정권은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비롯한 국내 반대여론을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일본 주변 지역 유사시' 등 일본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에만 국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은 "일본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태라면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자위대 출동범위가 전세계로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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