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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부산 영도구 영선동 절영해안산책로 관광안내소 2층 흰여울갤러리에 마련된 카페 마렌(caffe maren).
탁 트인 영도 앞바다와 저 멀리 보이는 송도를 뒤로하고 카페에 들어서니 향긋한 커피 내음과 함께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 지난 27일 문을 연 이곳은 류기정 흰여울문화마을 작가가 빚은 도자기가 한쪽 벽면을 장식했고, 72년전의 영도다리를 비롯해 영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도 전시돼 눈길을 잡았다. 하지만 이 곳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자체가 저소득층의 자립을 돕기 위해 추진하는 '자활카페'라는 점이다.
구청이 지역 자활센터를 통해 무상으로 부지를 임대해주고 직원들은 월 90만원 가량의 월급을 제외하고 남는 수익금은 근무자들의 자립과 창업 자금으로 적립해 사용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또 다른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에게 돌아간다. 일반 카페와는 다른,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선순환구조가 이뤄지는 셈이다. 공공 사업의 성격을 띠는 만큼 커피값도 저렴하고 판매되는 커피와 유기농허브티, 홍차, 빵 등의 값 싼 제품은 10명의 근무자들이 직접 만들어 판다.
부산 영도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영도구에서 처음 생긴 이 자활 카페는 손님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근무자에게는 창업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 흰여울문화마을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주민과 관광객이 산책 코스로 들리는 곳이다 보니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사하구의 경우 자활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바리스타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은 커피열매 구청점, 커피열매 아미산점, 카페숲, 카페숲 2호점 등에서 총 30명에 이른다. 이 중에서 5명은 기술을 배워 다른 곳에 취업했고, 3명은 직접 카페를 창업했다. 해운대구도 점포 임대보증금 8,000만원을 자활기금으로 저리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창업을 도왔다. 현재 부산지역에서는 모두 15곳의 커피전문점들이 자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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