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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떠나는 美 기업들 줄잇는다

인건비 치솟고 위안화 강세까지 겹쳐… GE·웸오등공장 잇단 철수


중국에서 운동화와 의류제품을 만들어온 브룩스포츠는 최근 동남아로의 공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지난 2년간 50%나 치솟아 더 이상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데이빗 보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공장을 돌릴 작정"이라며 "다만 물류 효율이나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동남아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브룩스포츠는 생산원가가 높아짐에 따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치솟는 인건비에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까지 겹쳐 중국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위안화의 가치가 오를수록 더 많은 달러를 현지 공장에 퍼부어야 하는 부담을 안기 마련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강(强)위안' 전략이 미국 기업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5.7%나 절상됐다"며 "이에 따라 아예 중국을 떠나거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미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기업들의 가장 많이 선택하는 카드는 현지공장 철수다. 미국 최대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10월 중국 내 가전제품 생산기지의 문을 닫는 대신 과거 폐쇄됐던 미국 공장의 문을 다시 열기로 결정했으며 훌라우프 등 장난감을 만드는 웸오는 중국 내 생산시설의 절반을 미국 본토로 이전할 계획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에 대해 "10년 전 미국 평균 임금의 36% 수준이었던 중국 평균 임금이 지난해말 48%까지 치솟은데 이어 2015년에는 69%에 달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메이드인 차이나'의 핵심동력이던 저임금이 위안화 절상 속에 점차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를 덜 쓰는 방식으로 생산 구조를 재편하는 제조업체도 늘고 있다. 1만7,000여명의 중국인을 고용해 오티스엘리베이터와 캐리어에어컨 등에 쓰이는 부품을 공급하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UTC)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저우에 공장을 둔 이 회사는 기계가 일하는 자동화 공정의 비중을 점차 늘릴 예정이다. 그렉 헤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년간 평균 임금이 2배로 뛰었다"며 "자동화가 이뤄지면 임금도 낮추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임금과 물가가 저렴한 중국 서부로 눈길을 돌리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 서부지역은 상하이 등 동부에 비해 교통망이 열악해 물류비용이 비싸고 시장 규모도 작아 공장설립을 꺼리는 기업이 많았다. 실제로 오디오 생산업체 하먼인터내셔널은 중국 내 주요 하청 업체를 모두 중국 서부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에 신음하기는 중국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위안화 가치가 오를수록 수출 경쟁력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올들어 저장성에서만 7,3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다. 지속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리는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줄도산을 낳고 있는 셈이다. WSJ은 "시장의 기대보다 위안화 절상이 더 빠른 게 문제"라며 "환율에 개입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온 중국의 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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