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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퇴 이후

KB 지배구조 개선 탄력… LIG 인수 청신호<br>다른 사외이사도 곧 거취표명<br>윤종규 새 경영구상 속도낼듯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지난 9월 19일 오후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 KB 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의장이 사퇴함으로써 KB의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이 붙게 됐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게 사외이사 거취 문제를 하루빨리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외이사의 거취 문제를 풀지 않고는 윤 내정자가 계획 중인 경영 핵심 사안들에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형국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여가 흐른 20일, KB사태에 대한 책임 논란에 휩싸여 사퇴 압박을 받던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결국 사퇴했다. KB의 막후 권력으로 불렸던 이 의장이 물러나면서 KB의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의 사퇴와 동시에 다른 사외이사들도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임 포기 가능성도 있지만 당국이 2∼3명을 제외하고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거취 표명이 빨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의장의 사퇴가 중요한 점은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지연으로 꽉 막혀 있던 KB의 LIG손해보험 인수 역시 다시 탄력이 붙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의장은 이날 임시 이사회 직후 "21일 윤 내정자의 취임과 동시에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직과 사외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KB의 지배구조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그의 사퇴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는 5년째 KB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그간 어윤대·임영록·윤종규 등 세 명의 KB 회장을 자기 손으로 뽑았다.

사실상 KB 이사회를 통솔해왔던 이 의장이 사퇴함으로써 윤 회장은 KB 지배구조를 자신이 다시 짤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앞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윤 회장을 직접 만나 KB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사외이사들의 즉각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그동안 "사퇴는 무슨 사퇴냐"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이 의장이 결국 물러난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겨내기 힘든데다 윤 회장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 의장이 결국 사퇴 수순을 밟으면서 KB의 LIG 손보 인수는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는 KB가 LIG손보를 인수하면 인수합병(M&A)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설계사 채널의 충성도가 올라가고 KB은행과의 교차판매 및 신규고객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나치게 은행에 편중된 KB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윤 회장에게는 LIG손보 인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의장 사퇴에 따라 다른 사외이사들도 조만간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날 사임한 이 의장을 비롯해 김영진·황건호·이종천·고승의·김영과 이사 등 6명이다.

이 의장은 "2010년 3월 이후 KB금융 이사회 의장으로서 부족한 사람이지만 성실하게는 일해왔다"며 "그러나 연이어 발생한 어려운 일들로 의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지주 이사회를 비롯한 그룹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빠른 경영 정상화를 이룬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sed.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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