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야생화 박사'로 불리는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의 농촌지도사 정연권(49)씨가 제15회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했다. 대산농촌문화상은 교보생명을 설립한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에 따라 제정됐으며 농업과 농촌 발전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찾아 시상하는 상으로 지난 91년 제정돼 올해로 15회째를 맡는다. 정씨는 야생화 연구를 통해 전문 재배농가를 육성하는 등 농가 소득창출을 뒷받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씨는 들판에 흔하게 핀 야생화를 생태조경용 소재로 개발해 보급했고 야생화 전문 재배농가를 육성, 연간 40억원의 소득을 올리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리산 야생화를 활용한 향수 '노고단'을 만들어냈고 압화와 생활소품 등 2,500여점의 야생화 캐릭터를 창의적으로 개발해 야생화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였다. 지리산에는 현재 1,500여종의 각종 야생화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씨가 모르는 야생화는 없을 정도다. 야생화 중에서도 그 향이 독특해 '옥잠화'를 제일 좋아한다는 정씨는 이제 '야생화 박사'를 꿈꾸고 있다. 그는 구례 농고를 졸업한 후 전문대와 산업대까지 마치고도 향학열을 주체하지 못해 마흔을 훨씬 넘긴 지난 2004년 순천대학교 원예학부에 입학해 2년간의 공부 끝에 올 2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주대학교에 출강, 학생들에게 야생화 강연을 하고 있는 정씨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박사 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정씨는 "야생화에서 신소재와 신물질을 추출해 고부가가치의 생물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개인의 꿈도 꿈이지만 농민이 잘 살고 지역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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