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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자국 국영기업에 미국 컨설팅회사와의 관계 단절을 지시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컨설팅회사들이 미국 정부를 대신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최근 미 법무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을 산업스파이와 기업비밀절취 등 혐의로 기소한 직후 나온 것이다.
미 정부의 기소 발표 직후 관영매체 등을 통해 미국을 ‘고상한 척하는 악당’ 등으로 묘사했던 중국이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맥킨지와 BCG, 베인앤컴퍼니, 스트래티지앤 등의 미국 경영자문 회사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광범위한 영업활동을 해왔다.
중국 지도부의 한 고위 정책보좌관은 “지도부는 외국계 회사가 장악한 컨설팅 기능을 빼앗아오기 위해 자체 컨설팅 팀을 만들도록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 컨설팅회사를 이용해 우리 국영기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캐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외국 정보기술(IT) 상품과 서비스는 새로운 보안검색 절차를 거쳐야 하며 여기서 통과되지 못하면 중국 내 판매가 금지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검색 대상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는 통신, 금융, 에너지 등 국가 안보나 공익과 연관된 분야라고 중국 관리들은 밝혔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안 우려로 사용을 금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8도 이에 해당한다.
맥킨지와 BCG, 스트래티지앤 등은 중국 정부의 조치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이들 기업이 여전히 일부 중국 국영기업을 고객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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