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학석사(MBA) 졸업생들이 다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보통신(IT) 거품붕괴와 9ㆍ11테러, 미국 경제 침체 등으로 지난 10년간 월가(街) 투자기관과 대기업들로부터 외면 받았던 MBA 졸업생들이 지난해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 호조와 기업들의 인력 수요 급증으로 올해 연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채용 조사기관인 GMAC에 따르면 지난해 MBA를 갓 졸업해 입사한 사람들의 평균 연봉과 보너스는 2004년보다 13.5%나 올라 사상 최대인 10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MBA 졸업자들이 다시 ‘억대 연봉’이라는 옛날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GMAC는 지난해 5,829명의 MBA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를 실시했는데, 임금만을 떼어놓고 봤을 때 평균 임금은 8만8,600달러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1년의 8만5,400달러를 웃돌았다. MBA 졸업생들의 부활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 리쿠르트 기관인 QS월드MBA투어 조사에서도 지난해 세계 MBA 졸업생들은 보너스를 포함해 2004년보다 10% 증가한 11만4,000달러의 연봉을 받았으며 이는 2001년의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하버드ㆍ스탠포드ㆍMITㆍ와튼스쿨 등 미국 명문대 MBA 졸업생들이 과거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 취업전선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MBA 졸업생들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으로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주식시장 침체로 인력조정에 나섰던 월가 투자은행(IB)들이 급증하는 기업인수합병(M&A)과 경영컨설팅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MBA 졸업생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불하며 러브콜을 외치고 있고, 대기업들도 순익 증가에 따른 현금 관리를 위해 회계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또 노령화로 헬스케어 산업과 생명공학 분야가 미래 성장사업으로 부각되면서 MBA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대기업들도 해외 아웃소싱 자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MBA 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대기업들의 아시아 시장 아웃소싱이 활성화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해 올해만 2,000명의 수석 경영진이 필요하고 2012년에는 9,500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브 윌슨 GMAC 회장은 “기업들이 인재충원을 위해 MBA 캠퍼스로 몰려들고 있다”며 “올해는 연봉상승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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