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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아, 네가 1991년생이지? 거 봐요. 저도 한국 오면 고참이라니까요."
6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6,56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총상금 12억원∙우승상금 3억원) 1라운드(전체 4라운드). 김자영(21∙넵스), 김지현(21∙웅진코웨이)과 마지막 조에서 싸우게 된 초청선수 최나연(25∙SK텔레콤)은 "한국에서 뛰면 나도 중견 이상 대우 받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올 시즌 국내 투어는 여고생 김효주가 개막전 챔피언에 오르고 김자영이 3승을 쓸어 담는 등 어린 선수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최대 관전 포인트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6승을 쌓은 한국 여자골프의 '대들보' 최나연과 '신데렐라' 김자영의 맞대결이었다. "나연이 언니처럼 되고 싶다"던 김자영은 "드디어 같이 치게 됐다"며 우상과의 동반 플레이를 반겼다. 최나연도 "일본에서 연습 라운드를 같이 한 적은 있는데 대회에서 맞붙기는 처음이다. 자영이가 많이 까불거리더라"며 농담을 섞어 신경전을 펼쳤다. 둘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한 사이다. 세계랭킹 3위 최나연과 올 시즌 국내 투어 상금 1위(3억4,000만원) 김자영은 각각 '얼짱'과 '미녀골퍼'로 통하기에 더욱 눈길을 끄는 조 편성이었다. 1라운드부터 모인 구름 갤러리들도 마지막 조로 쏠려 '빅 매치'를 만끽했다.
결과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최나연의 판정승. 최나연은 13번홀(파4)에서 '3온 3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한 데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 두 번째 더블보기를 저지르며 고전했다. 하지만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더한 최나연은 1오버파 공동 22위로 선방했다. 5언더파 단독선두인 김소영(25∙핑)과는 6타 차. 김자영도 오락가락하는 바람 탓에 클럽 선택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5오버파(보기 5개) 공동 71위로 처졌다. 경기 후 최나연은 "자영이와 같이 치면서 '삼촌 팬들이 많아서 좋겠다'는 얘기도 하며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 우승자 유소연(22∙한화)은 2언더파 공동 6위.
한편 2오버파 공동 36위에 자리한 박세리(35∙KDB산은금융)는 이날 경기진행 전반에 대해 "코스가 어려워 많이 밀렸다고는 하지만 한 라운드에 6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며 "경기진행에 조금 문제 있는 것 같다. 미국은 평균 4시간 반이면 끝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혼에 대해서는 "가정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가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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