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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모처럼 찾아왔던 찬스

제10보(143~166)



한상훈은 초읽기에 몰렸고 이세돌은 아직 30분의 시간이 남았다. 이렇게 되면 한상훈은 착점을 서두르게 되고 이세돌은 시간을 충분히 쓰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양상은 정반대였다. 백은 초읽기에 몰렸으면서도 최대한으로 시간을 썼다. 1분 초읽기 5회라는 규칙을 최대한 활용했다. 1분 안에만 두면 얼마든지 시간은 연장되는 조건이다. 반대로 이세돌은 채 10초도 쓰지 않고 착점을 서둘렀다. "상대가 생각을 못하도록 시간공격을 하고 있는 겁니다."(김성룡) 노타임으로 둔 이세돌의 흑43이 너무 심했다. 참고도1의 흑1로 두고 백이 2로 살 때 3, 5로 두어나갔으면 흑이 지극히 편한 바둑이었다. 백44가 날카로운 맥점이어서 백에게 다시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모처럼 찾아온 찬스를 초읽기에 몰린 한상훈이 그대로 놓쳐버리고 만다. 백50이 실착이었다. 이 수로는 참고도2의 백1에 먼저 꼬부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때라면 흑은 2로 받지 않을 수 없는데 그때 백3, 5로 두었더라면 흑이 매우 거북한 바둑이었다. "그렇게 백이 제대로 두었더라면 백이 이길 확률이 도리어 큰 바둑이었을 거야."(김성룡) 실전은 흑55로 거칠게 씌우는 수단이 성립하게 되었고 백은 수습을 위해 58과 60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덕택에 흑은 지극히 두텁게 안정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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