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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휴대폰, 갈 길 멀다
입력2007-11-14 16:53:10
수정
2007.11.14 16:53:10
요즘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과 LG전자 MC사업본부 직원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 3ㆍ4분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4,260만대(14.9%), 2,190만대(7.7%)를 판매해 사상 최대 시장점유율을 차지했고 4ㆍ4 분기에도 계절적인 성수기를 맞아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추를 되돌려 1년 전을 돌아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질 정도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양사는 부진한 실적으로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국내 휴대폰 산업의 위기론이 팽배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4ㆍ4분기 판매목표를 5,000만대까지 늘려 잡고 3위 모토롤러와의 격차를 더욱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LG전자도 내년 상반기 안에 4위 소니에릭슨을 따라잡겠다는 야심을 지니고 있다. 휴대폰 사업이 각 회사의 대표 사업부로 자리잡으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 체제가 이제 자리를 잡아간다는 평가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물량을 늘리는 무리수를 쫓다가는 오히려 고꾸라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레이저 신드롬을 이어가며 전성기를 이루다 하루아침에 반 토막이 난 모토롤러가 반면교사 대상이다.
원가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견고한 수익성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현재의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세계적으로 급팽창하는 시장환경에서 모토롤러와 소니에릭슨이 ‘삽질’을 해준 외부요인도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은 이제 단말기 판매를 넘어 콘텐츠 확보도 앞장서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업체들은 아직 콘텐츠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A(Strategy Analytics)가 내놓은 4ㆍ4분기 전망을 보면 국내 업체들의 실적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업체들이 이 전망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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