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모디 총리는 1일 도쿄 영빈관에서 아베 총리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 일본인 전범들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A급 전범 전원의 무죄를 주장한 팔 판사에 대해 “일본인은 매우 존경하고 있다”며 “도쿄재판에서 한 역할을 누구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디 본인의 견해는 아니지만 도쿄재판을 부정하는 역사관을 가진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아베를 과도하게 배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모디 총리는 만찬에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팔 판사를 언급하며 그에 대한 일본 측의 높은 평가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첫 총리 시절인 지난 2006년 10월 국회에서 “A급 전범들은 국내법적으로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지난해 3월 국회에선 도쿄재판에 대해 “연합국 측이 승자의 판단에 따라 단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엔 총리 신분으로 인도를 방문해 팔 판사의 장남과 면담하는 등 팔 판사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표시한 바 있다.
2차대전 종전 이듬해인 1946년 1월 설치된 극동군사재판소는 도조 히데키 등 일본인 전범 25명을 유죄로 인정해 7명에게 사형, 16명에게 종신형, 1명에게 금고 20년, 다른 1명에게 금고 7년을 각각 선고했다. 당시 팔 판사는 12명의 재판관 중 유일하게 일본인 전범들에 대해 무죄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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