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자리 수가 3개월 연속 감소, 미국경제가 경기침체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가 4일 발표한 지난 3월 중 고용지표는 이달 2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경제가 이미 침체에 돌입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사실로 확인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고용지표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졌음이 분명해진 만큼 FRB가 이달 말에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날 고용지표 추락과 모노라인(채권보증회사) 사태 악화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S&P500과 나스닥지수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미 민주당은 제2차 경기부양책을 촉구, 모기지 시장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 중인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더욱 압박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이 8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3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일 뿐 아니라 월가 전망치인 6만명 감소를 넘어선 것이다. 앞서 1월과 2월에도 각각 7만6,000명씩 감소, 올 들어 1ㆍ4분기에 모두 23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업률도 5.1%를 기록해 2월의 4.8%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2005년 9월 이후 최대치다. 일자리 감소는 자동차와 금융을 넘어 전 부문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제조 부문의 일자리가 4년8개월 만에 최대치인 4만8,000개 줄었다. 자동차 회사의 근로자 해고가 가장 큰 요인이다. 건설 부문에서도 지난달의 3만7,000명보다 늘어난 5만1,000명이 줄었고 신용위기로 된서리를 맞고 있는 금융 부문에서도 2월의 1만1,000명에 이어 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서비스 부문은 1만3,000명 늘었으나 소비현장을 반영하는 소매업 분야는 1만2,400명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 악화는 이번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침체의 저점 확인은 아직 멀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임스 오설리번 UBS 이코노미스트는 “고용감소와 소비위축이 서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앞으로 수개월 동안 소비와 고용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구직 단념자가 3월 중 40만1,000명으로 늘어나면서 실업률 상승을 다소 억제했다”며 “실업률이 연말에 5.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전했다. WSJ는 고용시장의 선행지표인 일용직 일자리가 2만1,000개 줄어든 것을 두고 고용시장이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2001년 경기침체기간(3~11월) 동안 월평균 15만개, 최대 32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7만~8만개의 고용감소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시장이 악화되자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제2차 경기부양책 마련을 행정부에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한 수백만명의 주택소유자를 지원하고 물가상승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운 서민을 돕는 일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지도부가 조만간 주택소유자 구제법안을 포함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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