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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 롬니(사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강력히 비판했지만 정작 본인은 중국 기업에 투자해 이득을 본 사실이 드러나 곤경에 처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롬니 선거캠프가 공개한 2011년 소득신고서에서 롬니가 2009년 중국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주식 7만5,000달러치를 사들인 후 지난해 8월 내다 팔아 1만1,000달러의 이득을 봤다. 특히 주식매각 시기는 롬니가 본격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선 시점과 일치한다. 이처럼 표리부동한 행동은 최근 저소득층 비하 발언에 이어 롬니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은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측 선거캠프 대변인은 23일 "롬니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부터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며 "롬니는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 후보의 CNOOC 투자는 과거 매사추세츠주지사 시절 이란에 대한 강경 태도에도 의문을 던지게 한다. CNOOC는 롬니가 2009년 10월 처음 투자한 후 7개월 만에 미국이 테러지정국 리스트에 올린 이란과 액화천연가스 가스전 개발에 합의했다. 롬니가 겉으로는 이란 제재를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이란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얘기다.
롬니 측은 "롬니의 재산은 블라인드 트러스트(미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재임기간 중 재산을 공직과 무관한 대리인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하는 것) 대리인이 관리하고 롬니는 투자에서 손을 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FT는 롬니 후보가 과거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을 비판하면서 "블라인드 트러스트는 아주 오래된 책략일 뿐이며 재산을 관리하는 대리인에게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그의 변명이 군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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