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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軍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

잔혹행위 증거 잇달아 공개… 아랍권 反美감정 더욱 고조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제 여론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 포로들에게 잔혹행위를 가했다는 증거들이 잇달아 공개돼 미국 등 연합국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아랍권 국가들을 더욱 자극해 부시 행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일 미군이 운영하는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 헌병과 정보 장교들이 이라크 인을 폭행하고 군용견을 풀어 공격했으며, 강간 협박을 한 사실이 미군 비밀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아 타구바 소장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화학전구를 깨뜨려 수감자들의 머리 위로 화학물질 쏟아 붓기, 빗자루 손잡이와 의자로 구타하기, 강간 협박, 군용견 풀어 수감자 협박하기’등 각종 가혹행위가 나열돼 있다. 또 지난 1일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머리에 두건이 씌워진 채 손을 뒤로 묶인 이라크인 죄수 한명을 영국군 병사들이 소총 개머리판으로 구타하고, 쓰러진 죄수의 몸 위로 소변을 보는 장면을 담은 5장의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사건 폭로 직후 진상조사와 관계자 엄중 처벌을 약속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아랍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잔혹행위에 대한 공분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군과 영국군이 정보당국의 명령에 따라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이라크 포로 들을 학대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미국과 영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라크 수니파 지도자들은 이 같은 포로 학대에 대해 “포로 학대는 이라크 전역의 모든 형무소에서 똑같이 자행되고 있다”며 “독자적인 인권단체에 의한 철저한 조사와 시정을 요구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연안 항구도시 얀부에서는 1일 무장 괴한들이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과 사우디계 사빅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석유화학 시설에 총을 난사해 최소 7명의 미국인과 영국인, 호주인 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동기나 소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공격 목표가 미국인 등 서방인들 이었다는 점에서 반미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 최원정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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