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꼬박꼬박 나오고 조건이 좋은 직장은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직업이 없다면 직장으로 인한 갈등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직장과 직업에 관련된 고민에 대한 해법과 조언을 담은 ‘직업의 정석(세종서적 펴냄)’의 저자 조주연(사진) 엔월드 상무는 직장을 선택할 때 눈에 보이는 조건 보다는 일을 먼저 보라며 이같이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직장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자리를 의미한다면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 그리고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어 나이가 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뜻한다. 그래서 그는 ‘직업이 인생이고, 인생이 곧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헤드헌터인 그가 직장과 직업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공통점은 고액의 연봉과 눈에 보이는 화려한 조건들은 현혹되기 쉽지만 직업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없이 조건만 보고 직장을 선택하면 인생을 함께 할 일을 찾는 길은 멀어진다는 것.
조 상무는 “직업은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의 본질에 다가가게 하고, 그로 인해 인생을 충만하게 하며, 자신이 원하는 길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라며 “직업이 스스로를 소모시키는 도구가 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할 때는 그 어떤 결정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조 상무는 “불경기가 지속되다 보니 ‘직업=안정성’이라고 공식화돼 버린 듯하다. 대학생부터 퇴직자에 이르기까지 공무원 시험에 관심을 두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장기적으로 창의력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가 부족해 국가의 미래가 우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의 원인에 대해 그는 청소년 시기에 진로탐색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기회가 부족 탓이라 진단했다. 조 상무는 “중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자기 주도적으로 인생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게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현실”이라며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다양한 직업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취업에 성공한 20~30대의 직장문제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는 법을 비롯해 40~50대 퇴직 후에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노하우를 담았다. 특히 경력관리의 노하우는 물론 이직이나 전직을 고민할 시기의 액션플랜 등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10년 후 어떤 일을 하고 있겠느냐’는 질문에 조 상무는 “기업 문화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며 “직장인들이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 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내는 회사의 기업문화는 분명 행복한 직장 한발 더 나아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일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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