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쇼핑을 이용해 수의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시장은 다양한 물건을 구경하고 사고파는 과정에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어 '살아 있는 학교'라고도 불린다. 시장은 갖가지 채소와 과일 등 다양한 물건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아이 눈에 낯선 물건도 많아 보는 것만으로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아이가 처음 보는 물건에 호기심을 느끼고 질문하기 좋은 환경이기에 시장을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기 좋다. 만약 아이가 특정한 물건에 관심을 보인다면 함께 물건을 둘러보며 가격 비교를 하면서 큰 수와 작은 수 개념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등어 '한 손(고등어 2마리)', 마늘 '한 접(100개)', 시금치 '한 단(1묶음)', 오징어 '한 축(20마리)' 등 물건 세는 단위도 익힐 수 있다.
결제를 통한 학습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신용카드보다 현금 결제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이가 직접 지폐나 동전을 가지고 직접 수와 얽힌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유익하다. 1,000원짜리 지폐 5장과 5,000원짜리 지폐 1장의 값이 같다는 거나 3,000원어치 물건을 사고 1만원짜리 지폐 1장을 내면 거스름돈으로 얼마를 받아야 할지 등 아이 스스로 체험하는 속에서 수의 개념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명절 음식도 학습 소재로 이용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송편을 만들면서 덧셈·뺄셈·나눗셈·곱셈 등 사칙연산을 자유롭게 활용해 수의 개념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총 20명의 가족이 송편 5개씩을 먹어야 한다면 몇 개의 송편을 빚어야 하는지를 자녀로 하여금 계산해보게 할 수 있다. 또 송편 속 재료로 준비한 콩 200개, 밤 50개를 400개의 송편에 똑같이 나눠 담으려면 각각 몇 개씩 넣어야 하는지 송편을 30개 빚었는데 4명에게 최대한 많이 똑같이 나눠주면 몇 개가 남는지 등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가족이 함께 하는 윷놀이나 공기놀이 등 놀이를 통해서도 수학 원리를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윷놀이는 네 개의 윷이 엎어지거나 뒤집어지는 경우에 따라 확률 개념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던져서 나오는 윷에 따라 어떻게 말을 쓸지 전략을 세우는 사이 수학적 사고력이 크게 향상된다. 공기놀이 역시 공깃돌이 떨어져 있는 위치에 따라 이것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공간감각을 확장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단순하게는 공깃돌 자체만을 가지고 많음·적음을 어림해보는 등 아이의 수준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놀이를 적용할 수 있다.
귀경길도 빠질 수 없는 소재다. 귀경길 꽉 막힌 도로는 부모는 물론 아이들을 쉽게 지치게 한다. 이때 차 안의 지루함을 날리는 동시에 아이의 수학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출발지와 도착지 간 거리 또는 도착 예상 시간 등을 퀴즈 형식으로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출발해 할머니 댁이 있는 부산에 도착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470㎞라고 하면 이를 미터로 환산했을 때 거리를 이야기한다든가 부산이 아닌 다른 도시와 서울과의 거리를 비교해보며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에 익숙해질 수 있다. 이 밖에도 예상 소요 시간을 활용해 대화를 유도해보는 것도 좋다. 평균적으로 4시간 소요되는데 귀경길 정체로 5시간20분이 걸린다면 평소보다 얼마나 더 걸리는 것인지 교통수단별 예상 소요 시간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수에 대한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처럼 대화를 통해 수의 개념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수학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게 돼 나아가 문장력 향상, 사고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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