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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이튿날인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50대 주부 3명이 함께 방문했다.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이들은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겠다며 싸게 나온 매물을 찾았다. 2007년 초 9억4,500만원까지 올랐던 주공2단지 전용 52㎡형을 5억5,000만원이면 살 수 있고 재건축 후 무상지분율을 고려하면 5억원 미만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중개업자의 설명에 주부들은 반색하며 재방문을 약속한 뒤 자리를 떴다.
박근혜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름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준강남권으로 불리는 과천 부동산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졌지만 새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입주가 확정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수 문의 늘자 호가 3,000만~5,000만원 올려=과천시내 중개업소들은 현재의 분위기가 집값이 폭등하기 이전인 2006년 초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다가 반등을 시작했던 2009년 초와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데다 새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 지역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83건을 기록한 뒤 11월 31건, 12월 16건, 올 1월 15건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6개월 연장이 확정된 설 연휴 이후 거래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2월 거래량이 전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문동 O공인의 한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매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면서 "투자자 중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도 관심이 많다 "고 전했다.
매수 문의가 늘어나자 매도자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5억3,500만원에 매물로 나온 주공2단지 52㎡형은 호가가 5억7,000만원으로 뛰었고 이미 재건축이 끝난 래미안슈르 85㎡ 역시 6억5,000만원에서 7억원으로 호가가 상승했다. 과천 전체적으로도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평균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저평가된 주공2단지 투자가치 높아=별양동 주공6단지 82㎡형은 2006년 말 12억원으로 올랐다가 2009년 초 8억6,500만원까지 내렸다. 이후 10억원선을 회복했다가 지금은 8억5,000만원까지 빠졌다. 고점 대비 30%가량 내린 셈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 기대심리를 감안할 때 저점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과천 집값을 떨어뜨린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는 정부청사 이전 이슈가 이미 충분히 반영된데다 미래과학부 등 타 부처가 새로 입주하는 만큼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건축 사업이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집값 반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시내 재건축 대상 단지 4곳 중 주공1ㆍ6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2ㆍ7단지는 시공사 선정과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정부청사와 지하철역, 중심 상권과 인접한 2단지가 재건축 단지 중 투자가치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앙동 N공인의 한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2단지 아파트 값이 다른 재건축 단지에 비해 저평가된 상태"라며 "2000년대 중반의 시세차익은 힘들겠지만 지금 매수하면 재건축 후 최소 1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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