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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7월 강수량 평년의 10%… 녹조 심해져도 댐 방류 못해

마른 장마에 농작물·식수관리 비상

장마전선 한반도까지 북상 못해 채소 작황 안좋아 가격급등 우려


최근 들어 마른 장마가 계속되면서 중부권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가 심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의 강수량이 평년의 10%에도 못미치면서 상추 등 잎채소가 타들어가고 있고 상수원인 전국 댐에는 녹조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17~18일에는 중부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뭄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양이 내릴 지는 미지수다.

13일 기상청의 가뭄판단지수를 살펴보면 강원 동부 지역과 경기남부, 충북이 '매우 가뭄'으로 평가됐고, 서울·경기·전라남북·경상남북 등 전국이 '가뭄'으로 나타났다. 가뭄판단지수는 최근 3개월간 강수량을 기준으로 작성되며 '매우 가뭄'·'가뭄'·'정상'·'습함' 등 4단계로 구분된다. '매우 가뭄'은 작물의 손실과 광범위한 물 부족이 우려되는 단계이며 '가뭄'은 작물에 다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물 부족이 시작되는 단계를 말한다. 실제로 서울의 이달 누적 강수량은 23.2mm로 평년(394.7mm)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화(7.5mm)·이천(14mm)·충주(18.2mm) 등 대다수의 중부 지역 강수량도 평년보다 크게 적었다.

이처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장마전선이 한반도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희 기상청 통보관은 "장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해 장마전선이 한반도까지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은 오는 17~18일 북상하면서 중부 지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뭄을 충분히 해소할 지는 미지수이다. 기상청의 1개월 기상전망을 살펴보면 7월말 강수량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며 8월 초순 강수량은 오히려 예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 여름 무더위와 가뭄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 통보관은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아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 "17~18일 장마전선으로 인한 강우량을 살펴봐야 예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마른 장마가 나타나면서 농작물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5~6월 전국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농작물 작황이 급격히 줄고 가격이 급등하는 피해가 발생했었다. 당시 60여일간 가뭄이 이어지면서 대파 가격이 100% 이상 올랐고 배추·양배추·대파·고추·무·양파 등 대다수 채소류의 가격이 50% 이상 뛰면서 서민물가에 영향을 줬다. 당시보다는 덜 하지만 이달에도 가뭄이 이어지면서 상추와 깻잎 등 잎채소가 타들어 가는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한 대형유통업체 상품기획자(MD)는 "강원도 등 주요 생산지를 다녀보면 이달 강수량이 부족해 상추 등 잎채류가 타들어 가고 있다"며 "가뭄이 계속 이어져 작황이 급감하면 다음달 상추와 깻잎 등 채소 가격이 2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녹조와 적조현상으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안동댐(28%)·영천댐(26.6%)·운문댐(25%) 등 전국 주요 댐의 저수율이 크게 낮아 댐에서 방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댐 방류량이 줄어들면서 물이 고이다 보니 식물성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녹조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녹조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면서 수돗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식수나 농업·공업용수 확보 때문에 수질 개선을 위한 방류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전국의 주요 하천에서 녹조 현상이 당분간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일대에서는 비가 적고 햇빛이 강해지면서 적조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적조현상이 이어지면 어패류의 집단폐사 등 양식업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남해안 일대에선 적조현상으로 2,800만 마리의 어류가 폐사하면서 250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장윤형 대구지방환경청 수질관리과장은 "녹조는 수온과 강한 햇빛, 영양분이 있어야 발생하는데 장마철에는 비로 인해 수온이 내려가고 햇빛이 비치지 않아 녹조가 자연 해소된다"며 "마른 장마로 인해 녹조가 자연 제거되지 않아 정화 비용의 상승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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