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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월 19일] 강만수 장관 교체론에 대한 단상
입력2009-01-18 16:48:45
수정
2009.01.18 16:48:45
[동십자각/1월 19일] 강만수 장관 교체론에 대한 단상
최형욱 경제부 차장 choihuk@sed.co.kr
최근 개각 논란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 여부가 최대 이슈다. 강 장관으로서는 이에 대해 억울한 구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출입기자 입장이나 부처의 내부 평가로 보면 강 장관은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사람이다. 그동안 특유의 뚝심으로 통화 스와프 체결, 경기부양용 예산 편성 등으로 나름대로 위기 극복의 토대도 마련했다. 운장(運將)이나 지장(智將)은 아닐지 모르지만 용장(勇將)ㆍ덕장(德將)이라는 평가는 받을 만하다.
하지만 외부 평가는 냉혹하다.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잦은 말실수, 시스템과 비전 부재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설명이고 나름대로 근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드는 게 환율정책이다. 지난해 초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가 오르자 나중에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상수지가 적자였는데 환율은 낮아 잘못하면 국가위기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강 장관의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하다. 또 금리 인하, 재정 확대 등의 정책 방향도 당초 강 장관의 주장대로 정리된 게 현실이다.
강 장관을 변명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경제 대통령'이라는 구호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가 단기간의 성과를 내고 싶어 첫 단추를 잘못 꿰었고 강 장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임기 초반 이미 유동성 거품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는데도 '7ㆍ4ㆍ7'이라는 성장 지상주의 목표를 고집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실패는 예정됐다. MB노믹스를 충실히 따라야 했던 강 장관으로서는 전무후무한 경제위기와 대외 환경의 급변에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만간 사실상 2기 내각이 시작된다. 시기만 잘 만났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던 강 장관의 거취 논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두가지다. 하나는 성장이라는 뼈대에 안정을 버무린듯한 모양새로 변질된 MB노믹스가 정치 구호와 현실 경제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강 장관이 유임되건, 교체되건 하루빨리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경제팀이 갖춰져 '시장의 신뢰'라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이 단어는 경제팀의 실책에 편승해 경제위기를 초래한 시장의 실패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돼 있다. 지금은 시장을 휘어잡을 때지 시장에 아부할 때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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